후두둑
어느새 가을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 무덥던 지난 여름 긴 짜증도 달래며 가만히 아주 가만히
조심스럽게 노을타는 소리를 내던 내 육십의 가을은
감골 가지마다 석양보다 더 붉은빛을 한껏 피웠다.
다시는 가지못할 푸른 청춘은 없겠기에
서리꽃에 맥없이 무너지는 가을이 오늘따라 서럽다.
아득한 가을 끝자락을 따라 멀어져 가는 모습들을 담아본다.
여지껏 살아오면서 나는 단 한번도 수백년을 살것처럼 살벌하게 살아온적이 없어
언제나 빈곤의 멍에를 평생 지고 산다.
간혹 이넘의 빈곤 때문에 저 혼자 설움에 북받쳐 목젖을 적실때도 있지만
세월은 가진자나 못가진자 모두에게 삶의 한계를 주지 않았던가?
무서리에 숨 넘어가듯 떨어지는 가을 끝 낙엽을 보면
세상사 무에그리 악을 쓰며 자기 가는 길 마져 잃고 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