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이그리는세상 (128) 썸네일형 리스트형 계곡산책 이제는 꿈을 찾을 일도 황금을 좇을 일도 없다 세상과 부대끼고 삶의 가치를 나름 느끼며 살았으니 인생의 목표치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그런대로 무의미하지 않게 세월을 따라왔다. 간혹 만나는 벗들은 흐르는 세월이 너무 빠르게 간다고 얼굴에 미련이 보이지만 필자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그냥 시간 따라가는 것 같다. 장마로 연일 습도가 높아 집안에서 축 늘어진 일상보다는 어디론가 떠나는 게 나을 것 같아 몇 곳을 궁리하다가 몸도 마음도힐링이 되는 계곡산책길로 나섰다. 눈까지 맑게 하는 원시계곡의 초록은 실루엣 같은 안개를 걷어내며 더 깊이 농밀한 곳으로 나를 밀어 넣는다. 장대한 폭포는 없지만 부족함 없는 소폭들이 나름 계곡을 거슬려 오르는 묘미를 준다. 아직 이곳은 무서운 사람들의 발이 들어오지 않아 원시 .. 古梅 香 고독한 香을 내는 古梅는 수백 년의 세월을 모질게 견디며 産苦를 안고 먼 산이 젖도록 울며 꽃을 피운다. 2023년 2월 24일 오래된 매화 피던 날 사진가 雲嶽 그대가 붉으면 나도붉다 솔바람소리에 바람꽃이 피었다 해도 아직 겨울이 남은 자리는 차갑다 언 땅 너는 땅속 깊지도 않은 곳에서 모질게 참고 먼저 봄소식 전해준 바람꽃을 따라 가녀린 몸 비틀며 일어선다 하얀 입김이 스치기만 해도 금세 파르르 온몸 떨리는 간절함이 묻어있는 너의 모습이 측은하다 서리 녹지 않은 비알길 그대 앞에 무릎 꿇는 필자의 손과 가슴에도 잔잔한 물결이 인다 억 겹의 세월 산자락 외진 곳에서 꽃으로 필 때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다우니 노루귀(미나리아재비과)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또르르말리듯 피는 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흰색. 분홍색. 청색으로 핀다. 아직은 조금 이르다 2023년 2월 25일 통영 현금산. 고성 연화산. 고성 송계 청향당에서 촬영 여수 오동도 붉은 동백은 아직멀다 며칠 전 거제는 동백이 막막한 마음들을 녹이듯 피기 시작했다 아릿한 그리움으로 한가득 세월을 푸른 잎에 불어넣어 해풍 쉼 없이 밀어내며 숨가프게 시들지 않고 영혼처럼 피고 있었다 오늘 문득 남녘 밤바다 아름다운 여수 오동도 동백이가 생각나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천둥처럼 울며 필 동백은 아직 멀다 몰래 한 두 송이 어렵게 찾아내어 귀하게 담았다 돌아오는 길 순천만 갈대숲에서 잠시 쉬며 십수 년 전 출사 길을 회상하며 철새의 겨울연가에 귀 기울이고..... 사진가 : 구름 걸린 산 가을 끝자락 다시찾은 경남수목원 홍엽 물결치는 가을바다에서 유영하던 시간도 끝이 보인다 가을은 짧다 무던히도 짧은 시간 속에 자연이 연출한 황홀한 빛깔은 역시 봄과 가을을 말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색이 으뜸이 아닐까? 절정의 시간은 지나갔지만 가을 끝자락에 남은 빛깔은 애잔함이 묻어나 더욱 선명하게 빛을뿜어 마지막 떠나는 가을빛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수목원은 오늘도 대만원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 낙엽 위에 떨구며 늦가을 물살 따라 내 안의 절망을 풀어내고 자국 하나 남기며 이 가을을 배웅하네. 2022년 11월 13일 사진가 구름걸린 산 내장사 단풍길 13월에 떠나라 호남의 5 대명산중 하나인 내장산 자락에 터 잡은 내장사는 대한민국 단풍 명소의 1번지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이어진 단풍나무는 세월의 무게속에 어느 사이 터널이 되어 형형색색으로 물든 애기단풍은 금방이라도 몸이 닿으면 물이 들 지경이다. 샘솟듯 뿜어져 나오는 빛깔은 해거름을 빛나게 하는 노을보다 더 황홀해 희미한 새벽길을 눈 비비며 달려온 필자를 흥분되게 하여 허둥 지게 만든다. 주중인 금요일에도 사찰입구 까지 갔다 돌아오니 벌써 인산인해가 되었네요 주말에는 아마 이 정도의 4-5배가 아닐련지 그래서 필자는 내장사단풍터널은 가을에 가지말고 13월에 떠나라고 하는거죠 아니면 필자처럼 새벽에 도착하면 이 혼잡을 가뿐히 넘고 귀가길에 오릅니다. 2020년 11월 4일 사진가 구름걸친 산 滿山紅葉 백암산 백양사 쌍계루 날이 새도록 뒤척이다 새벽 3시 20분경 카메라 2대를 걸망에 밀어 넣고 출사 겸 단풍 여행길을 나선다. 간밤 진안의 모래재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을 염두에 두었으나 백학이 쌍계루에 살포시 내려앉는 가을꽃보다 더 화사한 애기단풍의 성지 백양사를 내달리기로 했다. 현관을 나서자 마당 잔디밭에 살짝 서리가 내린 듯 한기가 느껴진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이 가을 새벽길 190여 킬로를 가야 하는 여정이다. 나이가 들면 장거리 운전을 다들 꺼린다고 하건만 필자는 역마살이 단단히 낀 탓인지 눈앞엔 학(鶴)이 사뿐히 앉을 쌍계루가 다가오고 파르르 떨어지는 단풍잎이 별처럼 보인다. 가을 수채화 ^ 빠른 시간에 작은 연못 옆 긴 가지를 거느린 나무는 찬서리에 잎 다 떨구어 풍광이 좀 황량하다 밤새 어둠을 헤쳐온 사람들.. 깊어지는 수목원 가을 계절은 또 바삐 운다 수시로 변하는 기상 탓만은 아닐 게다 싱싱한 잎은 가벼운 깃털로 변해 추락한다 극한의 환경에서 다시 살아날 요량으로 잎 모두 떨군 나목의 행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단풍은 가을의 추억 낙엽은 밟을수록 내면의 가을을 별빛처럼 빛나게 해 소슬바람을 타고 향기를 뿜어낸다. 사진가 구름 걸친 산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