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새도록 뒤척이다 새벽 3시 20분경 카메라 2대를 걸망에 밀어 넣고 출사 겸 단풍 여행길을 나선다.
간밤 진안의 모래재 메타쉐콰이어 가로수길을 염두에 두었으나 백학이 쌍계루에 살포시 내려앉는 가을꽃보다 더 화사한 애기단풍의 성지 백양사를 내달리기로 했다. 현관을 나서자 마당 잔디밭에 살짝 서리가 내린 듯 한기가 느껴진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이 가을 새벽길 190여 킬로를 가야 하는 여정이다.
나이가 들면 장거리 운전을 다들 꺼린다고 하건만 필자는 역마살이 단단히 낀 탓인지 눈앞엔 학(鶴)이 사뿐히 앉을 쌍계루가 다가오고 파르르 떨어지는 단풍잎이 별처럼 보인다.
가을 수채화 ^
빠른 시간에 작은 연못 옆 긴 가지를 거느린 나무는 찬서리에 잎 다 떨구어 풍광이 좀 황량하다
밤새 어둠을 헤쳐온 사람들이 열정 가득 삼각대를 펼쳐 쌍계루를 담는다.
오늘 만족할 풍광을 담을 수 없다면 또 내년을 기약하면 될일 필자도 몇 장을 담고 대기 중인 다음 진사께 자리를 넘겨준 후 백양사 경내로 들어섰다.
공사관계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필자는 이곳을 다녀갔던 지난 시간들을 잠시 기억한 후 내친김에 예정에 없었던 정읍 내장사를 가기로 하고 붉은 단풍이 지붕을 감싼 찻집에서 따끈한 쌍화차 한잔을 마신 후 일어섰다.
드디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 후는 말하지 않아도 주차전쟁이 시작될 거고...
어둠을 걷어내니 비로소 청초한 단풍숲의 물결
그 속을 유영하니 내가 곧 신선
가을빛이 선계를 만드니 여기가 무릉도원
기나긴 가을가뭄에도 온전히 물들인 자태
물든잎은 산산히 빛나니 여인은 떠나는 가을줍기에 바쁘다.
2020. 11. 04. 백양사 길목에서 사진가 구름걸친 산
길손여러분님
아무리 볼거리가 부족해도 먼길 달려 새벽 언손 불어가며 담은 사진입니다.
댓글은 못 다시더라도 하트는 한번 눌려주고 가시면 더 좋은 사진 올리겠습니다.
'☞ 빛이그리는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끝자락 다시찾은 경남수목원 (0) | 2022.11.13 |
---|---|
내장사 단풍길 13월에 떠나라 (1) | 2022.11.06 |
깊어지는 수목원 가을 (0) | 2022.11.04 |
통영愛歌 (0) | 2022.11.01 |
江. 고향강 영천강(1) (0)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