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강 영천강은 내가 지켜본 70여 년의 세월 속에 수없이 변하며 흘러갔다
이룰 수 없었던 첫사랑처럼 그리움만 남기고 변하며 흘러갔다
사라호에 강둑은 무너지고 강바닥을 변하게 하더니 처음 본 江은 간데없고 도열한 버드나무숲만 강기슭에 우뚝 서있었다.
수백 개의 태풍은 강의 모습을 헝클어 비로소 지금의 형태로 변하게 해 자맥질하던 강둑도 작은 교각 위 구멍 뚫린 상판의 곰보 다리도 그리고 매미소리 시끄럽게 귓청을 울리던 일렬로 선 버드나무숲도 사라진 지 오래다
이른 아침과 해거름때 물 위를 차 오려던 피라미떼. 메기. 장어. 꺽지. 가재. 바들치. 쉬리도 그 강을 따라 사라졌다
바쁘게 부지런히 물버들가지에 숨어 물고기를 기다리던 물총새의 현란한 모습도 오래전에 사라져 갔다.
도도히 흐르던 강물도 보에 받혀 느림보가 되고 물고기 떼 지어 유영하던 강한 가운데 사시사철 돌아가지 않고 터 잡은 오리 떼만 부리를 집요하게 물에 처박고 강바닥을 훔치고 있다.
이제부터 필자는 수시로 어릴적 기억 속에 자리한 고향 강 영천강을 앵글에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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