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4월이면 온 도심을 벚꽃으로 수놓던 진해를 향해 달려갔다.
축제 기간 때문에 너무 일찍 피워도 걱정이요
늦게 피어도 걱정이었다. 이른 개화를 막는다며 얼음덩어리까지 벚나무 밑에 놓았던 그런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어디를 가도 오리, 십리 벚꽃길이 흔하다.
그러나 아무리 평범하다해도 꽃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해는 예상치 못한 전염병 창궐로 모든 축제장이 겁에 질려 일제히 문을 걸어 잠그고 말았다.
굽이길 느재 벚꽃길에도 발길이 뜸해져 필자 혼자 청향당을 오가며 보고 간다.
볼 사람이 없으니 색깔은 더 곱다.
연화지 물 색깔도 예년보다 더 맑고 곱다.
물버들도 덩달아 곱다.
굽이 용틀임하듯 도열하더니 강가의 안개처럼 비 되어 이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