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2013. 3. 16.)남해 호구산 기슭에서 바람난 여인을 만난 기억이 있어
지난 22일 지인과 함께 두모마을 유채도 볼겸 남해 출사길에 올랐다.
고찰 용문사 계곡 얼레지 군락지에 도착하니 도도한 자태로 서 있는 여인들이 직립으로 서 있다.
이들앞에 엎드려 숨을 죽이며 셔트를 눌렀더니 "카드가 없습니다"라는 메세지가 뜬다.
이런 낭패가....
사진 한-두해 찍은것도 아니고
뭐라고 할말이 없다.
이제 막 사진을 시작하는 지인에게 필자 몫까지 찍게한후 다음날을 기약하며 일어섰다.
다음날 오후 연화산길에서 뜻밖에도 상당한 면적의 얼레지 군락지를 만났다.
갓바위 아래 밤나무 밭 언저리에 군락지가 있지만 등로에 이렇게 방대한
군락지가 있는줄 수년을 이 산을 오르라 내리락 하면서도 몰랐으니...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여인들 마냥 몸을 바로 세우고 워킹을 준비하듯
개화를 기다리는 이들의 모습앞에 어찌 걸음을 멈추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 군락지에서 덤으로 "복수초"까지 보게되는 횡재를 얻었으니...
질투와 기품을 지닌 바람난 여인,
수줍은건지 마냥 고개를 숙인 요염한 자태의 여인,
꽃술은 꼭 농익은 여인의 긴 속눈썹을 닮았다.
매혹적인 여인 앞에 사진가들은 모두 엎드려 숨죽이며 이들을 담는다.
2014. 3. 27. 연화산 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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