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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나들이

솔향 머금은 애절한 산구절초


 참으로 오랫만에 걸망을 메고 길을 나선다

 서투른 아이의 걸음마 처럼 긴 시간 게으름을 피우고 이제사 길을 나서다니...

 가을이 이렇게 깊어 있는데 한발자욱도 내딛지 못한 내 자신을 원망하며 목적없이 떠나다 만난 정읍시의 작은 마을 매죽리의

 산구절초 축제를 만난것은 추석연휴의 횡재, 그 자체다.



 12번째 진행한 축제를 여지껏 모르고 있었으니 제법 여행가라고 자처했던 제 품세가 영 말이 아니다.

 꽃의 자태에 도취돼야할 길손의 가슴이 가파른 고갯길을 숨가쁘게 오르는 촌노의 초췌한 모습이 연상되니 착잡하고 무거운 생각은

 노인의 반열에 들어선 탓일련지...

 발걸음 멈추며 넋을잃고 탄성을 지르는 연인들의 목소리가 우뢰가 된다.

  


 지난 여름을 밀어낸 가을은 유리알 같은 하늘 그리고 뭉개구름이 걸려 끝없는 깊음에 빠져야 하는법

 그러나 야속하게도 하늘은 잔뜩 흐려 배경이 될수가 없다.

 하늘은 늘 배경이다

 타인의 사진속에도

 그리고 내 사진속에도 하늘은 언제나 뚜렷한 배경이다.

   

 


 정읍 옥정호 매죽리의 구절초는 솔향에 취해산다.

 건조한 가을바람이 솔가지를 건들어 솔향은 나비처럼 가을의 여인 구절초에 내려앉아 폭죽처럼 꽃들이 핀다.

 한무더기의 사람들이 가을여인속으로 들어간다.

 꽃소리를 들어며 축복처럼 펼쳐진 구절초 핀 산기슭을 오른다.

 왁자한 웃음소리

 이 지방 특유의 말투가 김광석의 노래에 

 십수년간 심장병어린이 모금을 하는 수와진 의 노래속에 묻혀져 더욱 정겹다.

 






  풍경을 보는것은 추억을 쌓는것이다

  조금은 세월이 흐른뒤 사람들은 오늘 보았던 이 풍광이 넉넉한 일상이였고 넘쳐나는 행복이 될것이다.

 가을햇빛이 꽃위로 조금만 내려 앉았어도 판소리 같은 남도의 구성진 출사길이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여리고 가는 허리의 코스모스를 앵글에 담는 여인의 마음은 지금 뛰고 있을까?

 소박한 소망을 적은 사람들의 바램이 애절하게 핀 구절초의 사연보다 더 진하게 다가온다

 환상적인 구절초의 터널을 뚫고 나는 다시 잿빛 하늘을 탓하며 일상을 향해 가고 있다.

 구절초 축제길 : 정읍시 산내면 매죽리 옥정호 옆 구절초 테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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