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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나들이

가을!그 깊은 속으로



목원에도 가을이 피었다.

해마다 이맘때 걸망을 메고 안개낀 새벽길을 달려 만나는

수목원은 밤새 수묵화를 그려 놓았다.

가을은 버얼써 농익어 손끝이 닿기만 하면 터질것 같아 아린 마음이다.

파도에 부서지는 포말처럼 바람에 일렁이며 떨어지는 물든 낙엽은

그리움 처럼 하늘거리는 환상이다.

두어시간이 흘렀다.

저 모퉁이를 돌아 가을속으로 들어오는 한쌍의 연인을

이렇게 오래 기다린적이 있었던가?

깊고 질펀한 느낌의 사진 한장을 담기 위해서 인내가 얼마나 필요한지는

 시골 간이역에서 고운 여인을 막차까지 기다리는 심정이 아닐까?

사진은 사실을 담는 그릇이다.

그러나 순간은 느낄지 모르나 현재는 없다.

담는 순간 이미 그의 피사체는 과거다.

그래도 이 가을 발품으로 그 깊은 가을속으로 들어가야겠다.

(2019. 11. 3. 경남수목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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