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도 쉬다가는 지리산 정령치는 봄엔 눈부신 신록과 가을엔 불타는듯한 단풍으로 숨가쁘게 재(峙)를 오르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보게한다. 막 새순을 뿜어올린 연초록 잎들과 해동하자 잎 내민 진초록이 조화를 이뤄 봄이 편하게 내려앉아 쉬고 있는듯해 더 없는 포근함이다. 화사한 꽃들이 하나 둘 지고 함초로히 핀 들꽃이 은은하게 길섶을 밝히는 5월초 필자는 철쭉이 분홍바다를 만드는 팔랑치 아래 팔랑마을로 가던중 척박한 땅을 뚫고 나온 고사리를 꺾는 중년을 넘긴 부부를 만났다. 이들의 모습에서 자연이 삶이 무엇인가를 느끼기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요즘 고사리값이 있나요?" 무심코 필자가 물었다. 예 600g에 40,000원정도하고요. 6-7월엔 30,000원정도 합니다. "아니 그럼 이 밭은 금밭(金)이네요." '맞심니더' 굽어진 등에 금캐기에 바쁜 이들 부부는 필자가 있는 동안 허리한번 펴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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