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처럼 무섭고 길게 드리워진 가난도
따뜻한 가족들앞 에서는 주눅이 들었을게다.
삶은 고구마.
수제비.
개떡.
국수.
호박죽이 주식이였던 시절.
자식들 배 굶기지 않을려고 일상과 사생결단을 내야했던 아버님과
호랑이 보다 더 무서웠던 큰 형님이 가족들 곁을 떠나신지도 오래다.
백옥같이 희고 곱던 울 어머님 얼굴엔 팔십 여섯해의 세월이 할퀸 자국들이
날줄 씨줄로 자리를 잡아 서럽기 그지없다.
지천명을 맞은 누이와 막내가 이 사진속에 없으니
50년도 훌쩍 넘긴 내 유년시절 가족사진이다.
"100년이 되어도 이 사진은 변하지 않을거라는 당시 사진사의 말"을
기억하는 어머님의 목소리에 살아온 한세기의 고달프고 모진 추억들이 떠 오른다.
위 사진 뒷줄 오른쪽 부터 작고한 호랑이 큰형 육순을 넘긴 작은형
앞줄 좌측부터 누나. 어머니. 어머니 무릅엔 아우 그리고 존경하는 울 아버지
당신 무릅위에 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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