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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거제 둔덕 산방산, 이곳에 이런 산 이 있었다.

 

옥빛 바다와 살아가는 거제는 조선산업의 메카 답게 조선 한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쳐가는 따뜻한 남도에 떠 있는 큰 섬이다.

또 한 아름다운 산이 섬 안 곳곳에 있어 여행과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있다.

아름다운 섬 거제의 산들은 내륙의 육산들과는 달리 장중하고 거대하지는 않지만 해수면에서 시작되는 표고는 산 높이만  생각

하고 가볍게 대하다간 정말 낭패를 당하기 십상 따라서 거제의 산들을 만날때는 야무진 각오가 필요하다. 

 

산방산,

거제시 둔덕면 산방리 뒷산,

혹자는 산정 봉우리 3개가 山자를 닮았다 하여 산방산이라 부르고 

어떤이는 삼신이 머물던 꽃같이 아름다운 산이라 하여 "山芳山"이라 부른다 했던가?

산방산 가는길,

수십년간 다리(교량)관광의 대명사 였던 舊거제대교 아래는 고운 물빛이 격량이 되는곳이디.

빠알간 무인등대와 하얀 무인등대가 마주한 다리옆 선착장의 풍광은 타지에서 온 산객을 추억의 언저리로 데려가니 오늘 

작심하고 섬을 찾은 이방인의 마음을 설레게 해 잠시 이곳에 취하다 발길을 돌리게 한다.

다리 끄트머리에서 우회전하면 1018번 도로, 그 길따라 산방리 산방비원을 찾아가면 기암괴석의 세 봉우리가 마치 한폭 병풍

처럼 서 있는 산방산을 만나게 된다.   

 

 산봉산 비원, 2곳의 대형주차장을 완비하고 내년 개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산행초입은 비원 위 큰 돌에 새긴 보현사 표지석 앞 이정표가 서 있는곳이다.

산객이 머무는곳엔 얼음이 얼고 된서리가 서너차례 내려 겨울이 시작 되었지만 이곳은 아직 단풍이 남아 가을 갈무리가 한창

이다. 뚜렷한 산길 그리고 선답자들의 리본이 단풍과 조화를 이루며 초행길 오르는 필자를 안심시키니 발걸음이 가볍다.

다시 숲과의 만남. 사람과 산. 그리고 나무. 풀. 이것들과 우리는 한시라도 떨어져 살수가 있을까?

 

 

삶의 깊은 의미를 깨우쳐 주는게 산이라는데 왜 나는 이렇듯 산을 만나도 아직 마음에 수양이 덜 된 것일까?

다시 이 산길에서 자신에게 반문하며 반석같은 큰 바위에 올라서니 작지만 점입가경의 산방산 정수리가 쇠락해가는 융단을

걸치고 있지만 그 의연함은 과히 거제의 소금강이다. 발아래 비원 위 소류지의 물빛 또한 청류다.

  

 

나는 산에서 도도하게 흐르는 강을 보고

격량의 바다를 헤엄치고

보이지 않는 볼수없는 아름다운 얼굴들을 그리며 오른다.

그리고 늘 아쉬운것은 내가 품고 있는 그것들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무지에 통곡하는 것이다.

저 아름다움에 다가가기전 여기 이 반석위에서 아주 적게 시장기를 채우고 사방 두루 둘러보며 삼매경에 빠져본다.

이럴땐 저기 볼품없는 평범한 산줄기마져 아름답게 보이는걸 보면 이제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참 생긴걸까?

 

 

 

 산이 아름다우면 산 주변은 물론 산 아래도 아름답게 보인다.

여기 산방산 아래가 그런곳이다. 그래서인지 산방산 아래 5만여평의 터에 1000여종의 들꽃과 나무들을 키운 인공 정원 산방산 

비원이 내년 2008년 세인에게 개장될 예정이다.  필자는 그곳을 지나쳐오면서 그 비원을 산방산 하늘공원이라 불렀다.

비원 아래 옥빛 감도는 소류지엔 연신 철새들이 연착륙하고 빈들엔 노란볕이 무수히 내려앉아 양지바른 고향집 툇마루 같다.

 

 

 삼신굴(부처굴) 굴안엔 불상 3개가 있다.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봉우리가 예뻐야 산이 멋이 있는건 아니다.

작아도 산은 풍기는 기(氣)와 그 안에 숨어있는 앙팡진 멋이 내재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 온전한 관계 즉 연이 닿아야 산은 더욱 멋진것이 아닐련지...

삼신굴(부처굴)을 지나치면서 필자는 문득 이 산도 안으로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힘이 있다고 느껴진다.

 

 

 

예상대로다.

분명 산정 너머론 또 다른 세상이 그리고 너른 세상이 있을거라며 낙엽 쌓여 미끄러운 비탈길 조바심으로 정상에 오르니

섬 띄운 바다가 눈앞에 다가온다.  산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절묘한 결연으로 새롭게 만나게 된다. 그래서 섬은 그곳에 보이는

것 만으로도 수려한 것 이다. 나는 오늘 여기 산방산정에서 고즈넉한 가을 끝자락에 쉬어간다.

 

 

 

 산방산 정상

 

 

정상 북동쪽으로 거제 조선업중 한곳인 삼성중공업이 보인다.

 

 

속세로 가는 하산길은 늘 심란하다.

만물상을 두고 가는게 서운해서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 이야기가 너무 시끄러워 가기 싫은것이다.

어느게 거짓이고 어느게 진실인지 세월이 가면 밝혀진다고 하지만 요즘은 세월이 가도 통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니 얄궂다. 

그나마 날마다 시끄럽고 거짓이 진실인양 진실이 거짓처럼 난무하는 그곳에 산객 가까이 있지않아 다행일거라 위안하며

작지만 만불상을 지녀 다시 오고픈 산 산방산을 내려선다.     

 

오전에 굳게 잠긴 산방산 비원의 문이 열려 안으로 들어섰다.

자연을 사랑하는 주인의 마음이 돌에 암각되어 만추의 열매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내니 산객 잠시 머물어 가기로 마음먹고

잘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본다. 산성화로 우리 숲 우리 꽃 절반이 쇠퇴기에 접어들어 안타까운 마음이 이곳 비원에 조성된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에 마음 살갑게 느껴짐은 인공 숲이 좋아서가 아니라 버려져 천대받던 땅에 새 생명이 살아갈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이유를 대고 싶어서다. 이왕 이곳에 왔으니 통영으로 건너가 달아공원의 일몰이라도 담아 갈려고 하였으나 

변덕스런 날씨는 그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주지 않고 길손 다시 오게 할 요량으로 붉은빛이 사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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