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대결이 사라진 냄비같은 대선 그래도 주권 행사를 마치고 걸망을 챙겨 길을 나서본다.
차량이 한적한 이 길은 15리를 줄기차게 새벽길 걸어서 다니던 필자의 중학교 시절 신작로, 이곳을 지나칠때 마다 어렵게
시절을 보낸 그때가 늘 생각나 그립다. 낙남정맥의 봉발재를 넘어 고성군 상리면 부포를 지나 예각의 벼랑위에 자리한 문수암
이 있는 무이산(549m)아래가 오늘 필자가 홀로 산길에 들어설 수태산(571m)향로봉(578.5m)초입이다.
몇해전만해도 보이지 않던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오히려 낮설어 보이지만 산 봉우리 하나를 평탄하여 창건한 보현사 약사
여래상의 위력이 관광객과 등산객의 수를 늘려 친절하게도 이렇게 잘 다듬어 세워진 이정표가 초행길 산객에겐 나침판이다.
가랑잎 융단으로 펼쳐진 오솔길이 시작된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라 저절로 긴장하는 호젓한 산길, 이때 먹이를 찾아 헤며다 산객의 인기척에 놀라 후다닥 도망가는
고라니의 줄행랑이라도 있다면 등줄기가 오싹하다. 냉기가 서린 몸은 20여분이 지나자 온기가 돌고 이내 쟈켓을 벗어야 할
만큼 충전과 열기가 돈다 이때부터 몸은 업그레이드로 걸어며 가쁘게 몰아 쉬는 숨소리마져도 정겹고 기분 또한 상쾌하다.
몇해전,
정확하게 년도는 아득하지만 처음 이곳 무이산을 찾아온날 중장비가 산 허리를 잘라내며 도로를 만들고 절터를 만드는것을 본
산객은 잘려나가는 산을보며 매우 분개했다. 사실 사찰을 허가해준 지자체에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범죄자로 단정한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무튼 수태산자락 우뚝솟은 보현사의 석가여래상을 망원렌즈로 당겨보니 장중하고 그 아래 관광버스를
타고 순례를 온듯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맞은편 예각의 절벽위에 자리한 고찰 문수암에도 주차된 차량
들이 행렬을 이룬걸 보니 중생들의 부지런한 버림이 시작 되었을까?
석가여래상이 있는 보현사
고찰 문수암
너덜지대를 지나고 수태산 정상이다.
흐릿한 회색빛 바다의 풍광이 영락없는 겨울 모습이지만 푸른 호수 같은 자란만을 기대했던 산객의 마음은 서운하다.
눈앞에 향로봉과 멀리 삼천포 와룡산릉 새섬바위가 하늘금에 닿아 향로봉을 향해 달려올 태세로 준비를 한다.
가파른 수태산 비알길 가랑잎에 몇번이고 넘어질듯 위태위태 하게 내려서니 임도와 만나는 수대재.
그리움 다한 새품이 마지막 춤사위를 펼치지만 지난 가을 그 화려함과 보고픔은 어디에도 없다.
쉬어 가라는듯 휘돌아가는 임도 끄트머리에 퇴색한 빈 정자마져 겨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산객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중간중간 재와 임도를 만나니 이 산길은 꼭 맥의 종주길 같은 느낌이 들어 예사 산길이 아님을 체감하게 되니 고성군 하이면
와룡마을에서 시작하여 향로 백암 수태 무이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맥 과 같다고 표현한 사람들의 의중을 알것같다.
수태산 전경 전형적인 육산이다.
맞은편 산길로 접어들자 다시 호젓한 오솔길 같은 산길이다.
일행이라도 있다면 정말 쉬어 가기에 좋은 마음 편한 푹신한 가랑잎 떨어진 길 이다.
전망대서 사방을 조망해 본다.
고성 상리 동산으로 가는 지방도의 확 포장공사와 학동재 계곡의 자연발생 유원지 개발공사인지가 또 자연을 깨는 모습이 생생
하게 눈에 들어오고 상봉 저수지의 물빛이 자란만의 물빛을 닮아 회색이다.
가파른 비알길 조심하여 학동재에 내려 중장비 소리 요란한 계곡쪽으로 발길 옮겨보니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원시의 계곡이
파헤쳐져 자연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조성되는 현장을 보며 혈세가 또 엉뚱한 곳에 새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수태산은 수려한 경관을 지닌 산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바닷가의 육산으로 아직도 산속 곳곳엔 원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혼자 또는 가족 단위의 등산객들이 가벼운 복장으로 건강을 담아 갈수 있는 고향 뒷산 같은 산이다.
향로봉을 돌아 다시 학동재로 되돌아와 왔던길을 가는것도 좋지만 임도를 따라가면 예전 자갈을 밟으며 걷던 신작로의 기분에
젖고 자란만의 바다 풍경과 쉼터 정자를 만나 일상을 잠시나마 쉬게 한다.
주변 볼거리
상족암 (고성 공룡발자욱 화석지)공룡 박물관. 삼천포 남해 연육교. 문수암.보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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