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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대마도는 없었지만 쪽빛 다도해는 있다

 쪽빛 다도해를 바라 보다가 문득 먼곳 충남 가야산 산행후 찾았던 안면도 일대 검은 바다가 떠올라 가슴을 짓누른다.

안일한 인간의 실수는 바다의 깊은속살 까지 병들게 해 빛나는 바다는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안면도 그리고 그림같은 꽃지해변과 만리포는 언제쯤 넉넉한 파도를 모래 기슭으로 보낼련지...

 

영원한 히말라야인 엄홍길,

경남 고성이 낳은 세계적인 알피니스트 엄홍길 그 의 기념관이 개관된지 1개월여 주말이면 이곳 거류산엔 외지인들의 발길이 

제법 빈번해져 주차장엔 어느새 이동식 매점이 들어서고 트롯 음악이 흥을 돋우고 있다.  

 엄홍길 기념관 우측 계단을 오르면 바로 해송숲을 만나고 이어 호젓한 산길에 접어든다.

첫번째 봉우리까진 비알진길로 겨울에도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제법 오름의 묘미를 주고 벽방산 자락 계단식 전답위로

한점 섬들과 안정공단이 쪽빛바다와 볼을 비비며 적요하게 휴일을 맞고 있다.

첫번째 전망대서 바라보는 당동만의 여유는 산객의 마음까지 옥빛으로 물들이고 거제의 산방산과 톱니같은 계룡산, 그 너머

선자 노자산릉이 바다를 향해 줄창 달리고 있다.

 

 빨간 우체통을 닮은 당동만의 등대는 그리움으로 서 있다.

만선의 부푼꿈을 안고 포구를 떠나가 영영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의 슬픈 사연들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리움으로 떠 있을거다.

가난하던 만(灣)에 현대식 주거인 아파트와 양옥집이 들어 섰지만 인심과 정은 예전 초가 시절보다는 덜해 조금은 불편하고 허기

졌던 그 시절이 한없이 그립고 아름다운 시절이 아니었을까?.

큰 산에서나 볼수있는 암릉을 철계단으로 오르고 푸른 철 다리를 건너 능선을 따라가면 당동만과 안정만의 바다는 내내 산객을

따라와 남도의 겨울바다는 쪽빛 옥빛이 되다가 한참 후 회색빛이 되고 해지면 검은빛으로 드러 눕는다.     

 철다리에서 바라본 당동만

 두번째 암봉을 올라 숨을 고르면 마터호른의 정상 부근이 이내 눈앞에 다가오고 새로 축조하는 석성의 윤곽이 천년도 지난

시간속으로 산객을 데려다 준다. 금방이라도 아래로 굴러 떨어질듯한 아슬아슬 하게 얹혀있는 큰 바윗덩어리에 시선을 모우니

거류의 하늘은 산 아래 다도해의 바다를 닮아 눈이 시리다.   

 금방이라도 굴러 내릴것 같은 거류산 흔들바구

 몇번을 올라도 그냥 지나친 선돌이 거류산에도 있다.

모진 풍상 겪어며 의연히 그 자리에 서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거류산의 정기를 넣어 주었을까?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을까?  

 

 천년도 넘은 세월을 함께해온 석성의 잔해가 오늘 너무 서글퍼다.

새로 축성하는 성곽에 밀려 비바람 맞고 세월을 견뎌온 돌무지가 한켠에 밀려 난것은 고고함을 지우려는 처사라 사료되어 내

한마디 해야겠다. 경남 고성군 문화재 담당자는 석성 축조시 옛 고성 소가야인들의 마음이 묻어있는 위 그림의 돌들을 사용하여

짙푸른 옛 정취에 잠시 취하다 갈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으면 한다. 

산은 옛 산이요. 돌 또 한 옛것이거늘 무너져 내렸다고 쌓기 힘들다고 그대로 버려서야... ㅉ ㅉ   

 고성군에서 새로 축조하는 거류산성, 헌돌은 그대로 무너져 있고 새 돌만 가지고 쌓고있다.

 부부인지 아님 연인인지 정상아래 돌무지에 작은 돌탑을 쌓고 있다.

 

 

 

 

 정상,

아득하지만 지난 봄 아지랭이 처럼 보였던 대마도는 없다.

그 대신 쪽빛 다도해가 사방 섬들을 안고 평화롭게 누워있다.

쭉 뻗은 35번 고속도와  넉넉한 고성벌 위로 느릿느릿 해가 간다. 또 하루가 넘어가고 2007년 마지막 해를 여기 한국의 마터호른

거류의 정상에서 보내는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작년 낙조 산행지로 인터넷 신문에 올렸던 "가야산,일락산이 그립고

기름 유출로 검은 바다 죽은 바다가 된 서해 태안 일원의 바다가 오늘 다도해의 쪽빛 바다를 보니 서럽도록 애닯다.

 

 

 넉넉한 고성벌과 고성만 위로 해가 간다.

 엄홍길 기념관

 엄홍길 기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