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는 참 친절하다.
섬 곳곳 아름다운 길 가다 보면 산길 알리는 이정표가 장승마냥 서 있어 누구나 쉽게 산행 들머리를 찾을수 있으니 이보다 더
친절한 섬이 있을까? 따라서 북병산은 길을가다가 만난 거제의 10대 명산중 하나다.
북병산(465.4m)은 거제시 동부면 망골과 망치재를 경계로 하여 신현읍 삼거리로 주맥을 뻗어 문동과 아주골 그리고 옥녀봉 줄기
와 연결된 거제지맥의 한 구간에 놓인 산 으로 정상에 서면 아름다운 구조라 해수욕장과 그 주변 풍광을 볼수 있다.
또 한 산방산.계룡산.선자산.옥녀봉.그리고 노자산 가라산이 막힘없이 눈앞에 다가선다.
길을 가다가 만난 산이니 산 개념도는 물론 마음에 준비도 없었지만 일단 거대한 암봉이 있는 정상 부근이 마음에 들어 무작정
망치재서 차를 세워놓고 산길로 접어 들었다. 비탈길 수북한 낙엽이 머리끝을 서게 할 정도의 긴장감을 준다.
솔, 푸른솔은 잘 보이지 않고 잡목과 헐벗어 회색빛이 된 굵은 소사나무 군락지만 산객옆을 도열하고 있다.
회색빛 하늘에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같아 산객 발걸음은 여유가 없다.
첫번째 암봉에 올라서자 회색빛이라 큰 감동은 아니지만 정말 여기도 일망무제의 그림이 펼쳐져 쉽게 발걸음을 떼어 놓을수가
없다. 썰물때 바닷길이 열렸던 저곳이 구조라 해수욕장 이였구나. 예각의 바위 아래 조락한 잡목들이 헐벗어 추워 보인다.
가파른 암벽엔 밧줄이 놓여 있어 잠깐이지만 스릴을 주고 이마에 땀 훔치며 숲길 올라서니 거제지맥 이정표와 커다란 돌에 암각
된 북병산 정상석을 만났다. 발 아래 그림같은 구조라 해변의 백사장이 산객을 유혹한다.
구조라 해수욕장 주변
거제로의 산행은 여행과 함께해야 제 맛을 느낄수 있다.
거제의 산들은 옥빛 쪽빛 바다를 데려다 주기도 하지만 낭만의 백사장 그리고 사랑의 밀어가 묻어나는 몽돌해변이 파도와 노는
모습은 과히 장관이다.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거제는 그래서 도처에 석성의 잔재와 군사와 행정을 관장했던 기성관 같은 문화재
또한 거제 답사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아울러 동족상잔의 뼈아픈 흔적이 면면히 이어지는 계룡산 아래 거제포로수용소는 한반도
의 슬픈 역사를 대변 하고 있다.
북병산 정상 암봉
노자.가라산으로 달리는 산줄기.
절벽아래 하얀 백사장과 모세의 기적같은 구조라 가 있다.
거제는 지리적 특성에 알맞게 조선산업의 대 메카로 세계속의 조선 한국을 심은 1등 공신이지만 다뜻한 기후와 쾌적한 섬 환경
이 해양 휴양도시로도 각광을 받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일년내내 지속되는 남도의 큰 섬이다.
봄이면 해안도로가엔 소녀의 유두보다 더 붉은빛의 동백이 정열을 불사르고 여름이면 구조라를 비롯 몽돌 여차등의 해변가엔
구름떼로 모여드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을이면 섬 산 곳곳에 붉은 융단이 바다색과 조화를 이뤄 장관을 연출하고
겨울엔 해가 바다로 빠지는 홍포해변의 선홍빛 노을은 연인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준다. <2007. 12. 2.>
군사.행정을 관장했던 기성관, 그 후 객사로 변했다.
현감.부사.어사의 비석
기성관 내부
거제 교육의 산실 거제초교,
100년하고도 십수년된 학교 건물이 앞으로도 100년 하고도 십수년을 견디고도 남을 완벽한 건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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