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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도립공원 연화산 맛보기(전골못-돌탑무지-연화지-전골)

 도립공원 연화산을 밟는길은 대부분 옥천사 일주문 아래 집단시설지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깔딱고개 연화봉을 올라 황새재를

지나고 정상에 올라 청년암으로 하산하여 집단시설지로 회귀하거나 그 반대로 일주문을 통과하여 청년암을 돌아 정상을 지나

황새재 연화봉 집단시설지로 내려서는 원점 회귀산행이 대부분이다.

오늘 필자는 제대로 연화산 산행의 진면목을 느낄수 있는 아니 연화산을 제대로 맛볼수 있는 호젓한 산길을 가려한다.  

 

물길가듯 산길 간다.

고고한 산은 아니지만 연화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세인들에게 크게 알려지기전 까지 첩첩 심산유곡으로 생각되어

사찰(고찰 옥천사)의 큰 행사나 학생들의 춘.추계 소풍때가 아니면 근접하기가 어려운 솔숲 짙은 무서운 괴력을 지닌 산이였다.

일제의 강점기때만 해도 이 산엔 호랑이가 자주 출현 했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물론 필자의 어른이 생전에 연화산 호랑이

이야기를 종종 들려 주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소한(2008. 1. 6.)인데도 매화 꽃망울이 맺혀가는 봄 같은 날씨가 계속된다.

숯불같은 볕이 한 겨울인데도 땅에 포근히 내려앉아 이곳 진달래도 계절을 잊고 봉긋한 망울을 드러내어 의아하다. 

전골못옆 작은 주차장 한켠에 자리한 등산 안내도가 오늘 고즈녁한 산길의 시작점이다.

지척에 사는 필자도 전골이라는 골은 생소한 이름, 골을 들어서자 경쟁이라도 하듯 문중들의 묘지터가 되어버린 밭들이 꼭 

공동묘지를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어지는 산길 나목의 행렬속으로 들어서는 산객 비릿한 골의 한기는 이내 볕속으로 사라

지고 벌써 연화봉을 돌아 내려오는 부부 산객과 마주치며 인사를 나눈다.         

능선에 올라서자 오서 삼거리에서 내달려온 주능선길과 합해지면서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된다.

코끝에 다가서는 솔향.

낙엽 푹신하게 쌓인 주 능선길은 빛바랜 추억을 기억하며 가기에 정말 좋은 산길이다. 

오르는게 아니라 그저 하염없이 걷는 길.

산이 불러서 가는것이 아니라 내가 산이 보고싶어 가는길, 그래서 넉넉한 이 산길은 물길따라 미끄러져 가는 일엽편주처럼

그렇게 솔바람에 떠밀려 천천히 오르는것이다.

시간을 잴 필요도 시간에 쫓길것도 없이 물 흘러가듯 구름가듯 산길이 아닌듯한 오솔길 끝나는 곳 까지 가면된다.  

 

 

 이 산길은 혼자 가기에 더 없이 좋은 산길이다.

외로울것도 없는 기억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흑백사진속 의 추억마냥 그리움 더 없이 그리워하며 갈수있다.

가다가 지치면 쉬다가고 가다가 사방 확 트인곳 있으면 그 자리에 서서 황사로 희미하지만 줄창 어디론가 달리는 35번 고속도의

풍광도 그리고 전설따라 삼천리에 나온 당목산 너머 영천강 휘돌아가는 고향마을도 기억하며 즐긴다.  

 걸어온 부드러운 산줄기도 즐감도 해보고 사색도 사치롭게 잠겨 보기도 하며 편안하고 부담없는 산책같은 산행길이 바로 

오늘 필자가 걷는 이 산길이다. 작은 파도를 넘듯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어 연화봉 아래 제법 드센 파도 하나를 오르려니

배어나온 땀이 등짝을 적신다.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 이제부터 연화산 서북릉의 맛보기가 시작된다.    

 

 용트림하듯 연화산으로 가는 주릉이 제법 장쾌하다.

언제부터 이곳을 지켜온건지 돌탑에 이끼가 끼고 돌옷이 입혀져 있는걸 보니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나 보다.

산악인 엄홍길의 고향마을을 내려다 보는 금태산의 마루금이 희미하게 연화산과 키재기를 하는 광경을 보면서 중학교 시절

솔숲길 따라 간 소풍길이 16미리 스크린속 흑백영화의 빗살로 눈앞에 아련하다.

여기서 돌탑무지를 감상 할려면 우측길로 내려서야 하고 연화산을 갈려면 직진하여 능선을 쭈욱 따라가면 된다.

그러나 오늘은 어느 귀인이 수년간 칩거하며 쌓았다는 돌탑무지를 향해 내려섰다.   

 

 

 

 급경사 비알길

낙엽이 미끄러워 발길을 더디게 하고 사납다.

조심조심 내려서자 작은 돌탑들이 도열하여 산객을 반기고 예각의 기암지대 터널속에도 귀인이 쌓은 돌탑이 즐비해 이국의 

어느 유적지에 온 느낌이 든다.  부처를 모신 석굴안은 인적의 흔적이 남아있고 굴속을 나와 바위지대를 내려서자 앙코르왓.

마에타유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돌탑 군락에 산객은 어느새 압도 당하고 있었다.   

 

 

 

 돌탑의 생김이 각양각색이다.

석가탑 다보탑이 있는가 하면 첨성대도 있고 하여간 귀인의 손끝과 인내 집념이 고스란히 고스락에 남아 산객들은 물론이고

이를 아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어 이제는 주말이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름모를 귀인이 쌓은 돌탑무지를 보고 간단다.

이 돌탑무지는 예전 연화사라는 사찰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기왓장을 쌓은 돌탑도 있었다. 

 

 

 

 

 

 

 긴 시간 인간의 집념이 일궈낸 돌탑무지를 뒤로하고 내려서면 다시 오솔길 같은 낙엽 쌓인 산길로 들어선다.

여유를 부리며 상수리나무 군락을 부지런히 걸어가면 옥빛 물빛이 지는해를 받아 은빛으로 살랑거리는 연화소류지를 만나고

산객의 발소리에 놀란 청둥오리 부부가 물위 활주로를 힘차게 도움�기를 하더니 비상한다.

텅 빈 농로를 따라 다시 전골못을 가며 뒤돌아보니 작지만 전형적인 육산의 면모를 갖춘 연화산이 휴식에 들 준비를 한다. 

가는길 : 35번 고속국도 연화산 나들목 - 당목산 아래 전골 못 주차장 (연화가든 못미쳐)

산행길 : 전골못-이정표 능선 계속 직진-삼각점 돌탑 봉우리-우측 돌탑무지(700미터 이정표)-돌탑무지-연화소류지-전골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