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 묵은해를 거제시 남부면 망산 아래 홍포 소지도 너머로 보내면서
이 땅에 다시 올려면 작은 희망 하나라도 가지고 올것을 신신 당부했다.
한해를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기가 벌써 몇번이던가?
침묵으로 돌아와 잠을 설치다 새벽4시,
필자는 새해를 다시 맞이 하기위해 해가 바다에서 떠오르는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로 향했다.
중간 삼천포대교에서도 사천시가 주관하는 해돋이 행사가 있었지만 청정 남해의 시린 바닷물에
목욕하고 이글거리며 떠오를 새 해를 보는게 한해를 맞는 도리일것 같아 두눈 비비며 다리를 건너간다.
창선교를 지나 앵갱고개를 힘겹게 올라 설흘산 아래 가천마을에 도착하니 이미 길가엔 노숙한 차량들로
빼곡히 차 있다 필자도 차량통행에 전혀 지장이 없는곳에 차를 세웠다.(2009. 1. 1. 05시 30분)
여명과 함께 바다는 불황을 이기려는 몸부림이 시작된다.
새 해에게 경제환란을 예견 시키듯 먹장구름이 동터올 바다를 짓눌려 기축년 새해가 떠오기가
버겁다는 생각에 가슴속이 무겁다.
그러나 황소의 그 독특한 카리스마와 힘이 먹장구름을 부글부글 타게 하며
드디어 여명의 빛을 발한다.(07시03분)
떳다.
해가 떳다. 2009년 새해가 떠 오른다.
동쪽바다를 향했던 눈빛들은 일제히 일성을 지르며 소원을 빈다.
필자 옆 나이드신분도 강한 바람에 추위도 잊은체 올해는 이 땅 모든 민초들이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기를 합장한다. 필자도 이 땅의 젊은이들이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을 걸어갈수
있기를 소원해본다.
먹장 구름을 뚫는 시간이 오래걸려 구름위로 솟아오른 새해는 바로 강열한 빛을 발산해
CPI필터를 장착하지 않은 필자의 대포는 강한빛에 맥을 추지 못하고 만다.
해는 바람마져 잠재우며 출렁이던 바다를 고요하게 한다.
불덩이로 솟아오른 새해 새날의 남해바다는 희망을 실은 화물선의 불빛도 열었다.
구름장에 위압적인 모습으로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기축년 새해는 우직한 황소 고집과 지혜로
맑고 밝은 희망을 부드럽게 세상에 앉게 할 것이다.
과거 민초들의 울분을 잠재우기 위해 뜬금없이 기획한 새천년 해돋이 행사라고 해도
이렇게 해마다 전국에서 유래없는 성황을 이루는것은
순박한 민초들이 그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해의 긴 여정을 시작하는 출발이기에 각별하게
새 해를 맞는 미스테리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것이다.
국가의 번영과 각자의 희망 그리고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새출발을 다짐하는 기회를 삼는것으로도 새 해 맞이는 분명 행복한것이 아닐까?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희망이라는 메세지를 담아 새배를 드립니다.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뒤늦게 70mm소포로 편광필터를 착용하여 찍어 보지만 늦었다.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은 이미 새해 해맞이 명소의 고전이 되었다.
계단식 천수답에 한숨만 내쉬던 이 마을은 고도의 산업화로 이웃과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향수와 추억을 되돌려 주기에 충분한 가치를 지닌 마을로 거듭나 명승지로 지정되었다.
다랭이 전답의 농사 풍경과 암수바위 그리고 응봉산의 봉수대와 설흘산이 이곳 가천 다랭이 마을의 케릭터다.
기축년 새해가 내려 앉고 있는 가천 다랭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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