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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場 속으로

갈색 초딩들의 잔치

 

갈색 초딩들의 한마음잔치 .

[글.사진 / 기산들 ]
2008. 10. 5.

 

   2008. 10. 5. 세월에 부대끼며 산다고 안부도 서로 없었던 초딩 동기동창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여느 시골 학교와 마찬가지로 필자의 모교도 해를 거듭할수록 급격히 감소되는 학생수 때문에 학구내 K초교와 통.폐합의 기로

   에서 아직은 어렵게 그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머잖아 통.폐합은 피할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얼마전 통.폐합의 조건으로 모교와 K초교의 동문 및 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교명은 지역명인 K초교로 하되 교사(校舍)는 면소재지

   인  필자 의 모교를 택하기로 합의점을 찾아 교육청과 협의중에 느닷없이 K초교 출신 어느 인사가 교명과 교사(校舍)모두를 자기

   출신 학교가 아니면 절대 수용할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여 순조롭게 진행될것 같은 통.폐합은 어느사이 물건너 가고 말았다. 

   발자욱씩 양보하며 아름답게 통합을 이루려던 양교 동문들의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었으니 참 씁쓸하다.   

  

         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은 하였지만 이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갈 즈음 여기 이 자리엔 과연 학생들이 남아 있을까?

        허지만 오늘 하루만은 이 모든것들을 잊고 바둥거리며 산 지난 시절을 보상 받듯 환한 미소로 진한 추억이나 만들어가자.  

       필자도 가방이 귀하던 시절에 초등(당시 국민학교)학교에 입학하여 몽땅연필을 시작으로 갱지노트 검정고무신에 팽이치기 재기차기

       빛나는일등병이 원수(오성장군)를 이기던 딱지놀이와 운동장 모퉁이에 원을 그려놓고 사이다 병뚜껑을 퉁겨 땅을 따먹던 땅따먹기 놀이와 해바라기

       놀이, 작은돌로 상대방 돌을 맞춰 넘어뜨리는 패차기,볏짚을 묶어 세워둔 짚동을 주축으로 한 술레잡기.목마타기등으로 호연지기를 키웠다.

       물론 그때 간식이란 생고구마와 말린 고구마, 산에서 케온 칡이 전부였던 시절이다.    

     

        할머니가 된 후배들 세월은 속일수 없는지 아무리 숨기려해도 얼굴엔 주름이 돈다.  

 

        산다고 자주 보지 못했던 수태 친구의 모습도 오늘은 보이고

         축포로 개막을 알리고...

  

        일상의 근심 걱정도 이 순간만은 잊은듯 한잔술에 회포를 푸는 동문들의 모습에 여유가 묻어나 즐겁다. 

        놓여진 줄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목표물을 향해 달리는 동문들,

        만국기 아래 청군,홍군에서 청군 백군으로 나눠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던 운동회, 그 시절이 더욱 그립다.

        그땐 생활이 궁핍해 격년제로 운동회를 하였고 육성회비를 내지못해 국민학교 마져 자퇴를 하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으며 중학교 진학은

        졸업생의 20%도 하지못해 그때의 설움들이 대출을해서라도 자녀를 대학까지 보내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더 배우지 못한 그날들이 두고 두고 회한의 세월로 다가올것이다. 

       상은 찬물도 즐겁다고 했던가 ? 

       상품을 받아들고 지정석으로 돌아오는 홍연 후배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부락별 2인1조 발묶어 달리기

        예선1조 장재부락 강신숙후배조는 1위를 달리다 골인지점을 7미터쯤 남기고 넘어져 진행위원들 까지 안타깝게 한다.

   

 

        테잎으로 서로의 발을 묶어며 그동안 안부를 묻는 고향지기들,

        그들의 모습에서 갈색초딩의 한마음 동창회는 잊어버린 아니 잊고 산 우리 고향을 마음에 담아가는 따뜻한 만남의 날이 아닐까?

        16년전 필자와 뜻을 같이한 고향을 지키던 선배 몇분들과 경향각지로 선.후배를 찾아다니며 총동창회 결성을 추진하던

         그 시절이 파노라마로 다가온다.   허긴 지금와서 누구하나 그때를 기억하는이 없겠지만...  늘 마음은 흐뭇하다. 

        우리 이 모습으로 내년에 우리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

        해마다 나이드신 선배님들의 모습이 자꾸 줄어드는것 같아 안타깝다.

        두문아 !

        여기 우리가 살아 숨쉬는한 너는 영원히 우리들 가슴에 푸른빛으로 살아갈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