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추억의 산길

황매산에 다시 분홍물결이 일고...

 분홍물결 일렁이는 황매산   

2010. 5. 15. 새벽  

 

             2003 5월까지만 해도 아니 그 이듬해만 해도  황매산의 새벽 철쭉평원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운무와 조화를 이뤄내며 그림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나 통행로가 넓어지고 지자체(산청군,합천군)에서 산 하나를 두고 경쟁하듯이 철쭉제 행사를 시작하더니

          온갖 조형물과 시설물들이 들어서고 산 중턱까지 자동차 왕래가 수월해지자 구름떼의 사람들이 몰려 들어 밟고 또

          밟아 천상화원의 대표격인 황매평전의 철쭉은 점차 사라져 민둥능선이 되는걸 보고 산을 그립고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이 매우 크다.

   

                   그래도 더디지만 봄은 오고 올 5월에도 어김없이 새벽에 필자를 부르는곳은 이 땅 철쭉명산의 대표격인 

               황매산이다. 무엇이든지 게으려면 남이 얻는걸 얻지 못할때가 있듯이 사진은 특히 부지런히 발품을 팔지

               않으면 좋은 그림을 얻을수 없다. 이른 새벽 능선과 골 곳곳에는 각처에서 몰려든 사진작가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황매산을 깨워놓고 있다.

               황매산은 경남 산청군 차황면과 합천군 대병면,가회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봄엔 철쭉이 여름엔 상큼한

               갈참나무숲이 가을은 은빛으로 물결치는 새품의 바다가 겨울에는 경남 서부내륙을 대표하는 설경이 장관으로

               사시사철 나름대로의 멋을 지닌 산이다.

   

                      북릉 떡갈재와 정상 사이 정상에서 남릉의 베틀봉사이가 황매산의 철쭉군락지로 정평이 나 있지만

                  모산재로 가는 길과 누룩덤으로 가는 능선 곳곳에도 융단처럼 분홍물결이진다.

 

                  황매산은 백두대간이 덕유로 내달리다 남덕유에서 가지하나를 내려놓아 진주 남강의 발원지인 남덕유의

                  참샘에서 진양호로 뻗은 진양기맥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곁가지를 친 경남 서부내륙의 명산이다. 

                 

 

          황매산 산행의 백미는 산청군 차황면의 장박리에서 떡갈재를 거쳐 정상을 거쳐 황매평전을 지나 모산재로 

        가는 남북 종단 코스가 봄.가을에는 단연 압권이다.

        행락객들이야 황매평전과 영화세트장 위를 철쭉군락지로 생각하지만 실제 북릉 떡갈재 주변의 철쭉이 

        더 아름답다. 차황에서 북쪽 신원 거창으로 이어지는 59번 국도를 따라 약5km쯤 가면 우측 마을안내석이 있다.

        안내석을 따라 안쪽으로 1km쯤 더 들어가면 장박리다. 

    

             황매산을 즐기는 길은 여럿있다.

          정상에서 황매평전을 내려 서지말고 북쪽 100여미터 삼봉 갈람길에서 아래 사진의 우측 능선을 내려서면

          합천호의 시원한 조망이 일품이다.

          그리고 합천쪽에서 많이 이용하는 덕만주차장 828봉 모산재코스도 대단히 인기가 높다.

          차황에서 법평리 신촌마을 드뭇재(국사봉과 효염봉사이 능선)와 영화세트장을 만나는 코스는 산책길 수준으로

          행락객들이 많이 이용하는곳이지만 여기서도 베틀봉을 지나 모산재와 누룩덤으로도 갈수가 있다.

         

                     황매산은 단적비연수를 촬영한 영화셋트장이 들어서면서 세상에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후 전국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드라마나 영화 셋트장을 만들어 홍보를 하지만 어떤곳은 흉물로 남아

                 오히려 골치꺼리가 되고 있으니 "혈세"물쓰듯이 하지말고 신중을 기해야 하지 않을까?

    

 

              새벽 황매는 사진가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있어도 고요하다.

           실안개에 젖어있는 능선과 골의 풍광은 한폭 그림이 되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산중턱의 주차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새벽을 달려와 한가하게 차를 세우고 감탄사를 내뱉으며 황매와 만나고 

           새벽을 깨는 이들의 소리를 들은건지 산중 천막의 국밥집 아낙은 연신 하품을 하며 어젯밤 밀쳐 두었던

           그릇들을 시끄럽게 씻어 포갠다.

  

 

                  5월의 황매산,

              산은 거대한 분홍바다가 되어 아늑한 느낌을 준다.

              산길이 아닌 신작로 같은 산책길은 영락없는 속세와 연결된 교량(다리)으로 보여 정겨운것인가?

              그러나 소와 말이 한가롭게 풀을뜯던 목장이 이국의 풍광을 느끼던 그때가 더 그리운것은 

              평화로운 모습들이 사라져서일까?

              모산재가 있고 베틀봉의 새벽이 안개에 젖는 5월의 황매산은 올해도 어김없이 빛나고 있다.

              이번 연휴때가 아마 꽃은 절정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