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머물다 떠나려한다.
청정도량 15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호남 제일의 가람이라고 해도 이견이 없는
고찰 선암사를 금전산을 오르기전 먼저 들리기로 했다.
신작로엔 이른 시간인데도 등산객과 여행객이 어울려 태고총림을 향해간다.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하늘에 오른다는 승선교
아치형 다리 아래서 강선루를 바라보니 역시 선녀가 내려와 쉬다가 갈만큼 넉넉해 보이는 누각
강선루는 절집 누각이 아닌듯 보이니 더 친근해 보이는지 모른다.
세월에 중수되어 옛 모습 간데 없으니 더욱 안타깝다.
누하 정면1칸, 측면1칸, 2층은 정면3칸 측면2칸인 2층 팔작지붕이다.
보통 절집의 누문은 일주문 뒤에 두는데 반해 이곳은 일주문 앞에 배치된게 특이하다.
삼인당 연못에도 아쉽게 떠나는 가을이 낙화되어 유영하고 못 안 섬엔 꽃무릇 푸르다.
특이한 구조의 이 연못은 국내 유일의 것이라니 귀할수 밖에...
정말로 고색 찬연하던 일주문의 단청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새롭게 단장되어
길손의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수년전 찍은 사진마져 훼손되어 후회스럽다.
만세루앞 가을볕에서 중생과 담소를 나누는 스님
피안의 세계인 불국정토를 향하는듯 불자나 스님 모두 진지한 모습이다.
대고종 유일의 총림 선암사는 종합수도도량으로 백제성왕5년(527년) 현재의 비로암지에
초장주 아도화상께서 창건, 산명을 청량산으로 사찰이름을 해천사라 칭하다가
이창주 도선국사가 현 가람 위치에 절을 중창 1철불, 2보탑, 3부도를 세워 지금까지 전해져온다.
600여년의 선암매도 잎 다 내려놓고 이제 동안거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대각암 가는 길목 전나무는 독야청정 길손을 쉬게한다.
참선의 계단에도 어김없이 가을이 내려 앉아 길손의 발걸음 느리게해 일상을 쉬게하니
시간의 조급함을 무너뜨리는 이것이 힐링이다.
수많은 별들을 품은 단풍나무는 마지막 힘을 다해 쑤욱 가을을 내밀었다
찬서리에 짐 내려놓고 눈맞으며 밤새 소쩍새 울음 들을꺼다.
댓돌 아래 불자의 가지런한 신발처럼 두손 합장하며 무탈을 기원하는 중생의 바램 하늘로 날고...
수도승의 길
다 내려놓고 다 비우고 그들만의 길을 가는 사람들
어쩌면 慾많은 우릴 대신한 길인지 모른다.
막내야! 우린 어느길을 가야할까?
두갈래 길에서 길손은 생각한다.
산사는 우리 마음 청정기다.
600여년을 묵묵히 살아온 홍매 선암매 와 노거수 노송
아득히 먼 세월속 무게만큼이나 중후한 모습에서 자유와 너그로움을 느끼며 간다.
강선루에서 일주문 그리고 대웅전까지 천천히 가팔라지는 이 길은
어쩌면 우리 인생 길과 같음이 아닐까?
가을 햇살 깊어오는걸 보고서야 막내와 나는 금전산을 향해 걸음을 바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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