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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운 산길

떠나는 시월에 간 의령 자굴산

                                     떠나는 시월에 간 의령 자굴산

                                          2005. 10. 30.  약간 구름 맑음

 

시월의 노란 은행잎엔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모두의 눈물이 묻어나 애절한 강물이 되고

텅빈 들판으로 스산한 바람이 한줄기 돌아가면

논둑 한귀퉁이 자리잡은 억새는 새하얀 은색가루 쉼없이 날리며 이별을 서러워한다.

이 맘때면 산도 떠나는 계절과의 이별이 서러운지 청승스럽게 속울음 울어

지난 푸른시절을 그리워하며 만산에 애절한 사연을 담은 오색의 꽃을 피워 恨을 삭이고

돌담안 고목의 감나무 가지끝에 매달린 까치밥 한개에 불청객 날아와 포식하면

해 저무는 하늘가 기러기떼 울음 땅으로 떨어져 서릿발 세우면 이내 初冬이다.

떠나는 10월 그 아쉬움을 달래고져 걸망멘 산객은 지인과 의령의 "자굴산"을 찾아갔다.

 

 

의령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지리의 천왕봉 정상석에 음각된 내용을 슬쩍 가져온 것 이지만 자굴산은 의령과 의령 사람들을 보듬어 키운것은 부인 할수가 없다. 백두대간이 지리를 향해 줄기차게 가다가 남덕유에서 잠시 가쁜숨을 고르면서 곁가지 하나를 살짝 내려놓은 진양기맥.

그 기맥을 따라가면 거창의 금원산과 기백산을 만나고 다시 산청의 황매산을 돌아 충의의 고장 의령에 닿아 산성산(741m)한우산(764m)그리고 진산인 자굴산(897.1m)을 보듬게 된다.

 

 

진등을 오르는 지인

 

자굴산은 의령인은 물론 인근 마산.창원.진주 사람들을 부담없이 받아들여 일찍부터 그 이름이 알려졌다. 정상부근의 빼어난 바위군락과 지리산 천왕봉을 중심으로 웅장한 지리의 능선.웅석봉 둔철산 황매줄기등이 그림처럼 조망되어 정상에 오른 기분을 더 한층 배가 시킨다. 또한 자굴산은 활공장이 있는 인근 한우산과 기암이 직립한 산성산과 연계되어 있어 산 매니아들도 쉽게 반해 년중 수회 이곳을 다녀간다. 이들 산엔 봄에는 철쭉 여름엔 울창한 숲 가을엔 단풍과 억새 겨울엔 정수리에 흰눈을 이고 있어 사시사철 산객들의 발걸음이 끊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근교산행지다. 자굴산은 의령군 가례면 갑을리와 대의면 신전리.칠곡면 내조리에 소재한 중형급의 산으로 산행 진입후 만나게 되는 굴참나무 숲길은 연인과의 밀어를 나누기에 좋고 10여명이 둘러 앉을수 있는 정상밑 정자에는 하루도 거르지않고 정 넘치는 이야기가 들린다.

 

 

정자 와 쉼터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 정자 옆 절터샘은 지친 길손에게 여유까지 주며 마음까지 다잡게 한다. 등산로 중간 중간 쉼터에 길다란 나무(아카시아)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도 쉬엄쉬엄 부담없이 정상으로 데려간다.  올해 초 까지만 해도 정상에 볼상 사납던 산불감시 초소가 있었으나 아래 봉우리로 이전해 가므로 전망좋은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10월 만추(滿秋)의 자굴산도 만산 단풍으로 능선마다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듯하며 특히 정상 밑 바위와 바위 사이의 불타는듯한 단풍은 아름답기가 그지없었다.

석양빛을 받아 더욱 눈 부시게 하는 억새의 하늘거림은 꽃보다 더 아름답지만 왠지 슬픈 계절과 이별을 예고하는것 같고  눈시울을 적시게 할것 같아 재빨리 일어선다.  

 

 

 

자굴산은 남명 조식 선생이 제자 곽재우를 데리고 비슬산으로 가기전에 수도를 했던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빼어난 경관에 빠져든다. 특히 정자 밑에서 바라보는 써레봉.신선대 암봉은 아름다우며 굴안을 들여다보면 음핵까지 갖춘 영락없는 여자의 음부 형상이라 옛부터 황매산을 숫산이라 하고 자굴산을 암산이라고 한다.

제법 다양한 암릉사이를 비집고 올라서면 잘록한 능선에 오르고 신선대 바위가 풍류객을 잡아 놓기에 충분한 경관을 선사한다.

이어 정상에 서면 이 보다 더 조망하기 좋은 산도 드물것이다. 황매산 가야산 화왕산 비슬산이 오늘은 흐릿하게 보이지만 짐작은 가고 인근 한우산 줄기너머 진양의 맥이 용트림하듯 기운차다.

 

정상에서 한우산과 연계 할려면 새목재를 내려서서 753봉 헬기장과 716봉 헬기장을 지나 선암산쪽 일붕사로 하산을 하던지 벽계저수지가 있는 백학동으로 하산을 하면된다.

산성산으로 진행 할려면 한우산에서 좌측으로 835 봉을 따라 산성산 정상을 오른후 외초마을로 하산을 하던지 벽계로 하산하면 된다.

 

 

중봉. 달맞이재와 백련암으로 가는 길목이다. 정상에 잇던 산불감시 초소가 옮겨왔다.

 

 

베틀바위가 있는 바람듬 능선. 이곳도 만추다.

 

그리고 강선암이 있는 강선대로 하산을 할려면 산불감시초소가 옮겨간 중봉과 달맞이재를 지나 617봉 강선암으로 가면된다. 하산후 대의고개에서 이 고장 특산품 망개떡(2,000원)을 드신후 맛이 괞찮으시면 가족들에게 선물로 사가셔도 좋을것 같더군요. 필자도 이날 말로만 들었던 망개떡 푸른 망개잎의 향을 맡으며 맛있게 먹어 보았습니다. 물론 팔순 노모님께 드릴것도 구입하구요

 

 

자굴산의 만추

 

 

자굴산 단풍

 

 

 

의령 특산품 망개 떡

 

 

가는길.

합천으로 가다 대의 의령간 20번 도로를 내려서 첫번째 만나는 굴다리를 지나 내조 마을회관을 찾아가면 우측 넓다란 주차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전방 2-300미터앞 우측에 진등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있는곳이 산행 들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