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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산행

쪽빛 다도해에 자락 적시는 통영 미륵산

 

통영 미륵산은 산명(山名)이 말해주듯 불심 가득한 산 이며 쪽빛 다도해와 더

불어 구국의 몸부림이 요동치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쪽빛바다는 시심을 불러 일으키고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들은 노래가 된다.

그래서 통영은 시대마다 걸죽한 시인 묵객과 가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 국제음악제를 비롯 청마

등 문인들이 바다를 떠 다니는 섬들을 보며 사랑과 향수를 노래했다.

남도 경남의 끄트머리 통영 미륵도에 소재한 미륵산(일명 용화산이라고도

불림)을 다시 가 보았다. 물빛 고운 2007. 6. 16.에... 

 

 

미륵산 산행의 들머리는 고찰 용화사가 있는 주차장이다.

주차장 우측 샘물이 솟는 약수터는 통영인의 생명수답게 늘 물을 가질려 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주차장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용화사를 경유하여

띠밭등을 거쳐 정상에 오르고 우측으로 가면 바람에 흔들리는 대숲소리가

고운 여인의 옥색 모시치마를 벗는 소리로 들리는 선원 아래를 지나 미륵봉

에 닿는다. 선원은 잔물결도 일렁이지 않는 고요한 수면처럼 산객의 발걸음

마져 구름위로 걷게해 층계를 내려서는 발떼죽 소리마져도 한줌 바람소리다.

    

 

진 초록의 숲길엔 여름 야생화가 피어 나비도 부르고 그윽한 향도 보낸다.

그렇게 험한 오름길도 아니건만 땀은 온몸을 적시고 숨차 걸음을 멈춘 사람들

과 작은 봉우리에 서면 산양일주로 저편에서 꿈틀거리며 가쁘게 다가오는 미륵

산줄기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리곤 발 아래 한폭의 그림인 산양읍과 미륵산

자락의 먹거리터인 다랭이 논밭이 봉우리에 선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소지도 욕지도 사량도가 눈앞에 조망되어 미륵산은 누가 뭐라해도 다도해의

일급 조망처다. 물론 서산에 낙조가 드리울때의 풍광은 정말 글로서는 표현

하지 못할 그림이 아닐까?   

 

 

 

정상 아래 예각의 바위가 특이하다.

정원수를 옮겨 놓은듯한 소나무 한그루가 산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고

정상 휘날리는 태극기아래 선 사람들의 표정은 흐뭇해 보인다.

 

 

 

예각의 바위 옆 봉우리에 서서 용트림하듯 일렁이며 달려오는 미륵산줄기를

바라보는 산객의 마음은 너른 바다의 고요처럼 평온할 것이다.

눈에 잡힐듯한 통영대교는 미륵도를 육지로 만들었다.

동양의 나포리라 불리었던 충무항, 미항으로 이름을 날린 다도해를 품었던

아름답던 항구도 문명의 날선칼에 무기력해져 이를 다시 복구할려는 통영사람

들의 노력이 곳곳에 보이지만 이곳 미륵산에 개발중인 삭도(케이블카)는 미륵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환경단체들이 줄기차게 반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는 누구를 닮은건지 특유의 고집과 행정 대집행의 무기로 결국 볼상

사나운 하늘열차를 만들고 있다. 한해 수백만이 찾는 설악의 삭도도 운영난에

허덕인다는데... 미륵산에 케이블카가 과연 타당한걸까?

물론 처음엔 호기심으로 타 보겠지만 그 후엔 ................. 

 

 

통영운하를 가로지른 통영대교 파란 아치형이 바다를 닮았다.

 

 

미륵산 정상. 이곳엔 언제나 태극기가 휘날리고... 

 

 

미륵산 봉수대. 사방 바라볼수 있어 봉수터론 아마 최고의 자리다.

 

 

아름다운 섬 소매물도로 가는걸까? 흰 포말을 그으며 쾌속선은 달리고...

 

 

통영 시가지 전경

 

 

미륵산 정상

 

 

미륵산 케이블카.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며 극심한 반대에도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제 발품 파는것과 고단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구두를 신고

산으로 올라와 얼마나 미륵산을 무시 할련지 걱정이다.

  

 

하산길 쉬엄쉬엄 내려와 고찰 용화사에 들려 묵상에 잠기다 간다.

요즘 경쟁처럼 대불을 세우는 작업이 사찰 곳곳에 시작되어 범부의 마음을

서글퍼게 할 때가 많이 있다. 사찰의 증.개축 그리고 대불 및 천불 만불상의

안치를 내 시비걸 필요도 이유도 없지만 버리고 가는 공심이 중생들에게만

강요 당하는것 같아 씁쓸하다.

 

 

 

바다 밑을 걷는 해저터널을 찾은지 얼마만인가?

1931년 착공한 이 해저터널의 공법은 오늘날 물막이 거푸집등의 근간이 되지

않았을까?(사실 건축공법은 완전 문외한 임) 

 

 

생선 내음보다

사람사는 내음이 물씬 풍겨 우리 살아 있음이 여실히 입증되는 중앙시장 의

어시장을 또 찾는다.

뺑어 돔 한마리를 회로 떠 소주잔을 기울이며 아 !이제 내가 씩씩하게 걸을수

있는날이 한 10년이나 될려나... 지인도 필자의 말에 공감한다.

우리 오늘에 충실하자

 

 

미륵산에서 만난 야생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