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어둑한 새벽처럼 희뿌연 천을 드리우며 7번 국도변 해변을 깨우지 못하고 있다.
더위와 안개 그리고 폭염의 열기에 지친 갈메기가 삼삼오오 모여 날개를 접었다.
부서진 은빛 물결이 추억 만들기에 좋은 7번국도를 예찬하듯 너울이 되어 금빛 모래를 적셔간다.
시인 묵객이 아니라도 이슬 같은 시 한줄로 고운 눈물 흥건히 적셔 그리움 무던히 묻어나게할 긴 바닷길을 내달리면
어느새 길손은 또 하나의 그리움을 잉태한다.
그래서 7번 도로변엔 아주 오래전 부터 풍류를 즐기며 여유를 찾던 선조들의 숨결이 있으니 관동의 팔경이 이 길에 있다.
지금은 경북에 편입되어 있지만 평해의 월송정 울진 망양정 강원 삼척의 죽서루 강릉 경포대 양양 낙산사 간성 청간정
그리고 북한에 있는 고성의 삼일포와 통천의 총석정이 관동팔경이다.
지자체 시행이후 범람하는 지방축제의 부가 가치는 과연 있는것일까?
명칭만 다를뿐 비슷한 내용인 축제가 3-4개씩은 물론 어떤곳은 1년에 5-6개씩을 치루는곳도 있다.
신이내린 직장으로 철밥통이라 불리는 직업군의 사람들.
내 돈 들지 않는다고 혈세 아무곳에나 펑펑 쓰고난후 순진한 국민 피 흘리지 않도록 단단히 살펴 집행이 되길 소원해 본다.
7번 국도변에도 곳곳에 바다축제가 열리고 있다.
빠-알간 등대와 하-아얀 등대가 잘 어울리는 후포항 바닷가 백사장에도 전국 피쉬 경기가 열리고 있지만 경기장엔 주최측의
행사요원들과 참가한 선수들만 자리를 잡고 있어 왠지 썰렁하다.
바닷길에서 때이르게 핀 코스모스를 만났다.
오래 전 부터 이 땅 가을의 전설이 된 코스모스 .
또 언제부터는 5월에도 피어 봄꽃도 된다.
고향가는 산모룽이 돌아 나가면 신작로 양 옆으로 푸른허리를 부지런히 펴 하늘을 향하던 코스모스.
여린 대궁은 작은 바람에도 자꾸 흔들려 애잔함을 자아내고
우리 꽃이 아니면서도 오래전 부터 우리 꽃이 되어 더욱 서러운 꽃 코스모스.
반평생을 훌쩍 넘긴 사람들도 꽃속으로 들어가면 모두 아이들 처럼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서 있다.
동해안 바다라고 다 붐비는것은 아니다.
오붓한 해변은 한 여름인데도 스산한 바람이 분다.
옥빛 맑은 물빛 달밤에 소금을 뿌려놓은듯한 드넓은 백사장에 여유로운 가족들의 함성이 밀려오는 파도에 묻혀가는 이름도
생소한 구산 기성 사동 덕신 해수욕장은 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지금 피서를 가기에 딱이다.
이 맘때면 무던히도 붐벼 다가설 엄두도 못내었던 7번 도로 현재까진 그렇게 정체나 지체되는 구간은 별로 없는것 같다.
백사장엔 보석같은 밀어와 사랑을 다짐하는 연인들의 발자욱이 묵화로 그려지고 포구를 휑하니 돌아나가는 작은배는
무엇을 그리며 저리도 쏜살같이 가는걸까?
바다마져 계속되는 폭염에 타 버려 희미해지니 무한 아름다운 그림을 갈망하며 길 떠나온 길손들의 마음은 회색빛이다.
발 아래 불타듯 차려진 비치솔들만 뙤약볕 맞으며 푸른 여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맹방 해수욕장도 지나고 한치터널을 지나 감동과 낭만이 묻어나는 삼척에 닿았다.
세계동굴 박람회를 개최했던 삼척은 근덕.원덕.미로.신기.도계의 아름다운 관광지와 죽서루를 중심한 시내 관광이 돋보인다.
조선 태종3년(1403)삼척부사 김효손이 중창한 죽서루는 오십천의 시퍼런 강언덕에 오죽과 함께 세월을 살아왔다.
수십길 단애의 절벽위 자연암반 위에 세운 기둥이 멋지다.
그 후 선조재위시 45세에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한 송강(정철)의 주옥같은 가사문학의 터 가 된 죽서루에 오늘 아낙들이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다. 루(樓)를 돌아가는 오십천은 옛 풍류가 그리운지 오래 오래 머물다 간다.
진주관 죽서루, 오십천 내린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가니
차라리 한강으로 향해 남산에 이르고져
관원의 발길은 한도가 있는데
경치는 보고 봐도 싫증나지 아니하니
회포도 않고 앉아 나그네 시름 둘데 없다.
참고로 송강은 관동별곡을 비롯 사미인곡.속사미인곡.성산별곡.장진주사등 가사 5편과 단가 77수를 남겼다.
추암 해수욕장
추암해수욕장의 해저탐사대(스킨스쿠버 동호인들)
애국가 의 바탕화면으로 더욱 인기가 높아진 추암 촛대바위
망상 해수욕장
38선을 넘고...
조선의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이 이곳에서 은거해 유명해진 하조대.
두 사람의 성을따서 붙여진 누각은 동해바다의 절경을 한눈에 볼수있는 전망대다.
수차례 정자를 증수 하였으나 6.25 한국전쟁때 불타 1955, 1968.에 재건 하였다가 1998년 해체 북원되어 오늘에 이른다.
정자앞엔 조선 숙종때 참판 벼슬을 한 이세근이 쓴 하조대(河趙臺)가 암각된 바위가 있다.
인접한 하조대 해수욕장과 함께 양양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늘 머물다 가는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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