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멀리 보내고 이제 막 시작되는 가을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무겁다. 파란 하늘을 빤히 쳐다 보기가 민망한 수수의 마음처럼 그리도 가고 싶어하던 군 복무지를 데리고 가지 못한것이 왜 이렇게 한스러울까? 미스테리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그 의 목소리엔 이승을 떠날 그 무언가는 분명 묻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멀고도 아주 먼 하늘길로 내 몰았을까? 친구야 ! 잘가라. 그리고 우리 다시 만나자. 그때까지 잘 있어...
남덕유에서 출발한 진양기맥은 하봉 수리덤을 넘고 수망령을 지나 금원 기백을 힘차게 들어 올리다 숨을 고르기 위해 편편한 바래기재 에서 휴식하고 다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 소룡산을 만든다. 이어 맥은 아름답고 넉넉한 떡갈재에서 온 힘을 부어 황매산을 들어 올리고 여기서 곁가지를 치며 좌.우로 내려가니 좌측 쓰리봉으로 가는길은 진양기맥길이고 우측 황매평전을 지나 다시 오른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누룩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듯한 봉우리가 바로 누룩덤이다. 모산재와 감암산과 더불어 아름다운 암봉을 자랑하는 누룩덤은 산행시간이 3-4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아 인근 산객은 물론 산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있는 근교 산행지다. 누룩덤의 산행길도 여러곳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는곳은 대기마을 구.대기초교(현재 학생수련원)옆을 돌아 골목길을 따라가다 묵방사와 상수원 보호구역 방면의 시멘트길을 따라 올라가면 초입 이정표< 묵방사 ⇔ 등산로>를 만난다. 여기서 우측 등산로 방면을 따라 간다.
얼마후 등산로 입구 이정표에서 좌측 계곡을 건너 누룩덤을 곧 바로 오르는길과 직진하면 천황재로 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누룩덤은 암벽 등반을 하듯 거대한 바위를 오르기 위해 밧줄을 타게 되므로 산행의 맛은 배가 된다. 우측으론 모산재의 빼어난 암릉과 대기 저수지의 물빛이 가을 수채화를 그리면 물들듯 푸른 하늘은 뭉개구름을 풀어놓는다. 천황재로 오르는길엔 오래되어 쓰러진 폐가와 눈을 찌를듯한 철쭉들을 만나 수회 낮은 포복을 하듯 오르므로 피곤하지만 가을의 전령 억새를 만나 가을 동화에 취하다 간다. 우측을 따라 오르면 모산재의 능선과 황매평전을 지나 황매산을 만나고 좌측 오름길을 부지런히 올라 뒤를 돌아보면 황매산 아래 바위 암릉이 기분까지 맑게해 준다. 그리고 발아래 펼쳐지는 누룩덤의 장관과 우측 건폭에서 흐르는 폭포가 과히 장관이다.
누룩덤으로 가는 길에서 본 황매정상과 쓰리봉.
누룩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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