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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산길에서

민주지산과 자연휴양림

 5월 녹색물결 찬란한 민주지산과 청정 물한계곡을 보려 길을 나섰지만 초행의 산객에게 네비는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에 데려다

놓아 황당 했지만 낮선곳에서 만난 녹색의 현란함에 건조한 눈(目)마져 상쾌하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민주지산, 그래서인지 한짐 눈을이고 긴 겨울을 지난 심산의 5월은 신록으로 더욱 빛이나

숲에 고립된 산객은 고독보다는 그 향에 취해 정상을 향해 떠 밀려가듯 하다.

고향 산악회의 출발시간을 놓쳐 궁리끝에 오래전 부터 만나고 싶었던 "민주지산"<충북 영동군 용화면 소재>을 찾아왔지만 물한

계곡을 입력치 않았다고 "네비"는 이 산 자연휴양림에 데려다 놓는다. 자연휴양림 입간판을 지나 가파른 언덕배기를 올라 휴양림

에 도착하니 이제부터 신록의 바다에 풍덩 빠질 도회 사람들을 맞기위한 단장이 한창이다.

소형 주차장의 공사로 할수없이 다시 언덕을 올라 대형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민주지산 개념도를 펼쳐보니 자연휴양림에서 오르

는 산길은 아예 없어 혼란스럽다.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어 두리번거리다 민주지산 등산로가 표시된 입간판을 발견했다.

 

좁다란 산길 이었던것 같은데 지금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키큰 전나무가 풍기는 풋풋함이 황톳길을 가는 산객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간간히 들려오는 산새소리 마져 시끄럽지가 않다.

간밤 이곳에서 기거한 가족들의 유쾌한 콧노래가 계곡을 내려가는 청류소리와 어우려져 산객의 시간마져 정지 시킨다.

넓은 숲길은 어느새 끝이나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지가 오래된 산길을 만났다. 

낙엽이 쌓여 호젓해 불현듯 무서움이 밀려오는것은 늘 혼자 가는 산길이기 때문일까? 

  

 

고요하고 어스름한 숲길이 끝이나고 휴양림 끄트머리에 닿는다.

다시 정상을 알리는 입간판을 지나 약간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자 이제 막 민들레가 지천에 핀 임도가 나왔다.

멀리 각호산의 녹색 산줄기가 너울과 융단이 되어 하늘거려 쉼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걷는 산길이 되어 마음은 가볍기 그지

없어 모처럼 먼길 달려온 산객을 편안하게 보듬는다. 층층나무의 계단식 꽃봉우리가 아름답다.

   

 

임도 맞은편 오름길로 접어 들었다.

음 나 혼자 가는 이 골짜기가 흘기골이구나.

그렇다면 산객이 마음 먹었던 물한계곡은 저 산너머 어딘가에 있을것 같다.

산객을 따라오던 물소리는 흘기골을 오를수록 낭랑하고 이름모를 야생화는 수줍은듯 푸른 잎으로 감싸며 파르르 떤다.

이제 산길은 점점 오름뿐이다.

울퉁불퉁한 돌길과 계단이 성가시게 하지만 가까이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와 산객의 발걸음에 놀라 비상하는 새들의 날개짓이

이 고요를 하나씩 깨어간다. 누군가가 사진은 순간을 담을뿐 현재는 없다고 했던가? 

그러나 산객이 걷는 이 흘기골 산길은 현재요 순간순간이다. 물론 내일이면 이 순간도 과거가 되겠지만...

    

 

 

용화천의 발원지에서 잠시 휴식하며 생각해 본다.

오늘도 내 발걸음이 현실을 움직이는 힘을 발휘하여 아름다운 숲길에 설수 있게 해 행복하다.

이 물은 작은 이 계곡을 내려가 사람들의 생명수가 된다.

정상이 가까워져 오는지 여기 저기 능선위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약초를 케는 이 지역 주민들이 험준한 비탈길에서

곡예를 하듯 곡괭이로 뭔가를 파고 있다. 산삼일까?

참 고된 오름길이다. 어떤곳은 코가 땅에 닿을듯해 계단에서 쉬다 오르다를 반복하며 드디어 능선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막 피어나는 키 큰 철쭉이 고된 오름길을 오른 산객을 위로하며 반기듯 서서 지척에 있는 정상을 향해 등을 밀어 준다.

   

 

 

정상이다.

역시 만원. 정상석을 보듬고 사진을 찍는 산 사람들의 표정에서 긴 고행뒤에 맞는 짜릿한 희열이 묻어난다.

거침없는 조망.

민주지산은 그 어느 산정에서 느낄수 없는 사방 확 트인 조망처로 바라보는 시야가 너무 시원해 거침없이 산객의 눈은 힘찬 산릉

을 내달린다. 그리고 가슴은 자꾸만 뜀박질을 한다.

 

 각호산으로 가는 산줄기

 

눈 아래 석기봉(1200m)과 삼도봉(1176m)이다.

지리의 삼도봉 처럼 이곳 삼도봉도 경북,전북,충북.3개도에 넉넉하고 장쾌한 산자락을 내려놓아 삼도봉 정상에는 삼도민의 화합

을 상징하는 화합의 탑을 세워 매년 교류를 한다.

우리 국토의 근간인 백두대간은 추풍령에서 표고 198m로 낮아지다가 점차 고도를 높여 1111.4m의 황악산을 들어올리며 내달려

충북. 전북. 경북의 경계점에 있는 삼도봉에서 서북으로 갈라진 지맥이 바로 민주지산이다.

 

 

 

삼도봉에서 석기봉 민주지산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1200m급 능선은 활처럼 휘어지고 비단결 처럼 부드러운 녹색 능선이 굼틀

거려 쉼없이 흐르는 청정계곡 물한계곡을 만들어 심신을 쉬게한다.

가슴이 후련해지는 정상에 더 머물고 싶지만 사방 산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때문에 내려서야 한다.

가고싶은 물한계곡을 갸늠해보고 조만간 다시 황간을 지나 물한리로 가 옥류 비단결로 흐르는 청정 물한계곡에 발 담그리라

다짐하며 아쉽지만 다시 흘기골을 지나 자연 휴양림을 향해 내려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