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먼 산길에서

바위 봉우리가 하늘과 맞닿은 속리산

바위 봉우리가 하늘과 맞닿은 속리산
[글.사진 / 2008. 6. 15. 雲岳.기산들]


 산이 속세를 떠난건지 속세가 산을 떠나온건지 거대한 암봉들이 봉우리마다 하늘을 받들고 있어 감히 범접하기 어려울것 같은 속리산은

복잡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피안이 될수 있는 산이다.

관음봉 문장대 문수봉 청법대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정상인 천황봉(1057.7m)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주능의 장관은 실제 봉우리에 올라

보는것 보다 산 아래 멀리서 쳐다 보는것이 더 멋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어디 산을 만나지 않고 속리산을 말할수 있겠는가? 

필자는 몇해전 개척 산길이 난 속리산 서북릉을 오르면서 기암괴봉과 도처의 풍광에 다시 그곳에 가고싶어 심한 몸살을 앓은적이 있었다.

 

 

오늘은 속리산 산길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겨 �는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1시간여의 시멘트길을 따라가다 복천암. 보현재휴게소. 냉천휴게소.

를 거쳐 문장대에 오르고 이어 문수봉. 청법대. 신선대. 입석대를 거쳐가는 고향 산악회에 동참했다.

3시간여를 달려 옥천 나들목을 나와 37번 국도를 따라 보은을 간다.  

속리산 아래 법주사 못미쳐 조선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해온 정이품송의 노쇠한 자태가 과거를 돌아 보게 만들고 뭉개구름 둥실 띄운 파란 

하늘이 속리산 주릉과 닿아 마치 암봉들이 하늘을 떠 받들고 있는 형상이다. 

한국의 명찰 "법주사"경내에 들어가지 않아도 문화재 관람료를 반드시 징수해야 하는 억지에 기분좋게 고향 산악인들과 명산을 찾은 필자의

심기가 불편하다. 기차역의 개찰구처럼 철파이프를 설치해 일일이 검표를 받아야 하는 이 형태가 언제쯤 사라질련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후 전국 도처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씁쓸하다. 

  

 

또 하나 언급할게 있다.

국립공원 능선에 민간인 휴게시설이 들어서 있는것도 의구심이 들지만 웬 막걸리 1리터가 9,000원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허긴 산 아래 노상에선 한사발에 3,000원을 주고 허기를 채웠다 <가격도 묻지않고 4명이 막걸리를 마셨다고 된통 지인에게 야단을 맞고>

이래저래 속리산 산행은 재미가 있다.

그렇게 심한 오름도 없고 그렇다고 유유자적 능선을 콧노래 부르며 가듯 하지는 않는다.

능선에 올라설때 까진 속리산도 그 어떤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 주지 않다가 마지막 한땀을 야무지게 흘리며 경상북도 경계석이 서 있는

문장대 아래로 올라서자 강한 바람이 등짝을 식혀주더니 점입가경의 암봉들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달겨들지 않는가?  

  

 

 

언제나 그렇듯 명산에는 명찰이 있기 마련이다.

속리산엔 대찰 법주사가 있다. 그리고 즐비한 암자들이 속세의 일탈을 꿈꾸는 중생들을 보듬고 있다.

탈골암.복전암.동암.수정암.묘봉 자락 여적암.봉곡사.중사자암.신선대와 경업대 아래 관음사.비로봉 아래 상고암. 상환암등 크고 작은 사찰

들이 속리산 자락 곳곳에 터를잡고 불심을 지펴가므로 속리산은 역시 속세를 떠난 산임에 틀림이 없다.

 

 

는 사람을 떠나지 않았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하고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세속이 산을 떠났네

구름속에 갈무리져 雲藏臺라 부르다가 세조가 이곳에 올라 詩를 지었다하여 문장대(文藏臺)라 불렀다는 글귀가 암각된 문장대(1054M)는

강한 바람속에서도 산객들의 부산함에 초롱초롱 깨어 있다.

문장대는 속리산의 조망처다.

거침없이 다가서는 점입가경의 마루금에 현혹되지 않는다면 그건 진정한 산 사람들이 아니다.

눈에 거슬리는 모 기관의 무선중계탑이 운치있는 문장대를 버려 놓았다.

 

 

 

속리산도 화양구곡 위 늘재를 거쳐 청화산 악휘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한 줄기다.

동으로 대간의 마루금이 하늘과 닿아 내달려온다.

동으로 윤지미산은 화령재를 만들어 숨을 고른후 봉황산을 살짝 들어 올리고 이어 숨가쁘게 달리다가 비재에서 휴식한다.

눈앞 삼형제봉을 멀리하니 형제봉이 아쉬워 눈흘기며 한땀 모질게 흘리게 한후 속리산 정상 천황봉을 만나게 한다.

고행의 길 보상이라도 하듯 대간 마루금엔 신비의 암봉들을 내려 놓으니 천황석문.비로봉.입석대.신선대.청법대.문수봉.문장대가 그것이다.

대간은 다시 문장대에서 쉬게한후 밤재를 향해 줄창 내달리고 청화산을 향해 정처없이 간다.

    

 

 

짐작하는 산군들도 필자의 눈에 다가온다.

미남봉 모자봉이 있는 속리산 전체의 산릉을 바라보며 끝없이 이어지는 비경속의 서북릉이 아득하고 괴산군 입석리 악휘봉 덕가산도 저 멀리

단단히 터를잡아 언제 다시 오라고 손짓해 가슴은 또 다시 요동을 친다.

화려한 비경의 설악산, 민족의 영산이요 방장산인 지리산처럼 방대하지는 않지만 속리산은 한 산군이 아닌 주변 화양구곡등 여러 산군과 계곡

들을 모아 만든 국립공원으로 가족단위로 접근하기가 용이한 평지의 법주사와 여적암골의 계곡.화양구곡등이 년중 사람들을 모여들게 한다.

속리산은 경상북도 상주.충북 괴산과 보은군에 속하지만 산 대부분이 충북 보은군에 있어 보은 속리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