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방산은 통영.고성의 진산으로 2000년 들어 새해 일출산행지로 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주말에도 전국의 산 애호 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는걸 보면 제법 유명세를 탄 산이 된 모양이다. 산 자락엔 신라의 고승 원효와 의상이 불심을 펼쳤던 고찰 안정사를 비롯 의상암과 은봉암 그리고 모진 풍파와 세월에 무너 져 내리는 법당을 중수 하기 위한 가섭암의 불사가 측은해 보인다. 그 외 은봉암과 천개암이 있어 벽방산은 의심없이 불심의 산으로 입증이 되는것은 이 산의 원래 이름인 벽발산(碧鉢山 : 푸른바리때)에서 금방 느낄수가 있다.
그리고 안정사 옆을 돌아 호젓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산꽃이 하나-둘 피어 잊어버린 꿈을 이삭처럼 줍듯 그것들을 렌즈에 담기 위해 한순간 숨을 멈추고 셔트를 눌리는 순간 황홀한 전율이 온몸에 전해진다. 산꽃과의 눈맞춤은 푸르디 맑은 아이와의 눈맞춤이다. 몸과 마음이 머무는곳 들꽃을 �아 오늘 이 고즈녁한 산길에 들어섰다.
신라 태종 무열왕 원년인 서기 654년 원효가 창건한 안정사(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리 벽발산 소재)는 벽방산의 대표 적인 사찰로 특히 대웅전은 창건 이후 여러차례 중수를 거쳐 현존하는 건물은 1751년(영조 27년)에 중건된 것 이다. 단층의 고색이 고찰임을 말해준다.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고 좌.우로 문수와 보현보살을 안치했다. 이들 세 불상은 공민왕 7년 1358년에 조성되었다.
고요만 내려 앉은 대웅전 앞 중년의 사내가 합장을 하며 서 있다. 사내의 눈을 피해 만세루옆 계단을 내려서자 잎과 꽃이 영원히 만나지 못한다고 상사화라 불리는 꽃무릇이 올해도 어김없이 사모하는 마음 피보다 더 붉게 솟구쳐 올리며 피었다. 평생 그리워 하다가 한번도 만나지 못하고 꽃과 잎으로 살다 사그라지는 무심한 사랑이 애틋하다.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 적막한 산길을 따라 필자는 오늘 별처럼 핀 들꽃을 따라갈 것 이다.
닭의장풀 까치깨
꿩의다리
달맞이 밤에피고 해가뜨면 시들어지는꽃이 요샌 낮에도 피어있다.
며느리밑씻개 줄기와 잎엔 잔가시가 있고 꽃자루에 잔털과 샘털이 있다. 고부간의 갈등을 대변하여 지은듯... 개여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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