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의 계절인 10월에 예쁜 가을 신부가 되는 생질녀의 결혼식장을 가기전 가을빛이 내려 앉은 수목원에 들렸다. 들판엔 가을걷이를 하는 촌로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고 논배미를 가득 채운 황금빛 나락은 부는 바람에 여울이 된다. 일상에 지친 도회의 사람들에게 너른 경남수목원(진주시 일반성면 소재)은 가족들의 휴식처가 되고 연인들에겐 만남의 장 (場)이되어 사계절 내내 발길이 이어지는걸 보면 이제 유명세를 탄 명소가 되었다. 어느새 가을은 우리 뜨락에 이렇게 내려앉아 묵상을 갖게한다. 지난 여름 봉긋한 꽃망울을 수면위로 올려 고고한 자태를 뽐내던 수목원 연못의 가시연도 가을 바람에 흔적을 감추고 진흙탕물 무시로 맑게 걸려내던 젖빛 수련도 소진되어 손바닥만한 이파리들만 남아 고단함을 뉘이며 가을을 맞는다. 진하도록 검붉게 익은 감잎은 초가을 하늘도 물들이고 감나무 아래를 지나다 멈춰서며 사진을 찍는 연인들의 마음도 감잎처럼 진하게 물이들어 잡은손에 더욱 힘을 주며 사랑을 다짐할 것이다. 수목원의 아침 나절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연인들의 발자욱소리로 가을은 깊어간다.
경남 수목원의 압권인 메타쉐콰이어 숲길과 느티나무길, 길바닥엔 설익은 낙엽들이 뒹굴어 머잖아 낙엽밟는 발자욱 소리 스산하게 들려올 만추를 예고하지만 아직 초록의 빛을 간직한 이 숲길이 오늘 아침 참 청아하다. 혼자 걸어면 사색의 길이되고 둘이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는 연인들에겐 사랑의 숲길도 되고 가족이 함께 웃으며 걸어가면 행복한 세상길이 되는 수목원의 이 숲길이 나는 너무 좋다. 혼자 걸어서 사색의 길이 되고
둘이 다정하게 손잡고 걷는 연인들이 있어 이 길은 사랑의 숲길이고
저만치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이 길은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길이 된다. 먼 이국에서 시집온 단풍나무는 떠나온 고향을 그리는듯 이른 가을에 꽃을 피웠다. 오랜 가뭄으로 비닐포대에 물을담아 바늘구멍을 내어 나무의 갈증을 해소 시키는 풍광이 퍽 인상적이다.
하늘에 영근 붉은 별들
사진 동호회원들의 가을 출사 진지한 그들의 모습에서 나를 찾는다. 가을 마중을 나온 저 아이는 무엇을 담고 싶었을까? 그리고 이 아이의 손끝에 있는 가을은 무슨 색일까? 바람결에 수목원의 가을 내음이 진하게 전해오는날 나는 다시 메타쉐콰이어 숲길로 달려가리라. 걸망 하나 메고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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