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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 산길

비경 두타산


강원도 두타산 산행기
 빨리 다시 가고싶다. 그 산 . 동해 두타산을
[사진.글 : 기산들]



백두대간의 한구간인 두타산과 청옥산.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를 닦는 수행을 뜻한다는 두타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타산은 큰절 삼화사와 관음암.천은사를 거느리고 낭랑한 독경과 풍경소리를 우리나라 3대계곡의 하나인 무릉계곡에 띄우고 있다.

두타산과 청옥산은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마주보고 있다.

2003. 9. 20. 오후9시 졸자는 산행대장.서팀장과 함께 강원도 삼척.동해시에 소재하여 최고의 계곡미와 산세를 자랑하는 두타.청옥산 산행을 떠났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우리는 다음날 새벽4시경 댓재에 도착하여 주먹밥으로 아침 식사를 한후 후래쉬를 들고 산을 올랐다. 피부에 와 닿는 냉기 강원도는 확연히 우리 사는곳과는 기온차이가 난다. 가파른 고개길도 잠시 밋밋한 능선이 삼척시의 불빛과 함께 계속 이어진다.

 

지척을 분간할수 없는 새벽산행 대구의 모 산악회 회원들을 따라 잡았고 1시간 30분쯤 지나자 먼동이 터오지만 안개로 조망은 어렵다.

산행후 2시간10여분 우리는 안개 자욱한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쾌청하면 울릉도가 보인다는 두타산 정상.

천리길을 뜬눈으로 찾아온 우리에게 안개는 용심인지 검은장막을 치고 모습을 조금도 보여주지 않는다. 10여분 순식간에 땀이 식어 춥다.

산행대장과 서팀장을 일으켜 세워 청옥산을 향해 출발했다.

거대한 강원도의 산세를 보고싶었던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걷히리라 믿어며 힘차게 능선을 가는데 느닷없이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새 굵은 빗줄기가 되어 우의를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 너무나 황당하게 만든다. 손등에 떨어지는 비는 차갑다.

50분만 더 가면 청옥산 정상을 오를수 있는 박달령에서 우리 일행은 무릉계곡으로 하산하기로 정하고 내려 서는데 경사가 너무심해 여간 무릅이 아프지않다.

50여분 힘겹게 내려 가는데 귓전에 들리는 우렁찬 물소리.

이제 무릉계곡의 비경이 시작될려고 하지만 장대비로 카메라도 꺼낼수없어 이대로 한컷도 못찍고 내려갈것을 생각하니 웬수의 비 원망스럽기 한량없다.


▲ 안개에 싸인 두타산 정상

내리는 비와 습도로 발목인대가 또 말썽이다.

다리가 불편한 산행대장은 그래도 젊어서인지 스틱 2개를 짚고 잘도 내려간다.

계곡물소리와 소 그리고 작은 폭포를 보면서도 우중에 카메라를 꺼내지 못하는 졸자는 화가난다. 30여분 계곡길을 따라 가는데 좌우로 눈을 놀라게 할만한 그림이 펼쳐진다.

황산의 일부분도 펼쳐지고 금강산도 보여주다가 무릉도원에 졸자를 내려놓는다.

우산 하나만 있어도 흐릿하지만 저 풍광을 찍을수 있으련만...

하늘을 쳐다보지만 무심한 하늘은 그칠줄을 모른다.

거대한 바위에 끈질긴 생명을 박고 서있는 노송들. 미륵암. 병풍바위. 선녀탕.

승천하는 용 모습을 닮은 용추폭포. 장관 그 자체인 쌍폭포. 학소대. 정말 말로서는 글로서도 표현할수 없는 그림을 두타산은 모두 갖추고 있다.

눈으로만 담고 갈려는 졸자의 발걸음이 어찌 무겁지 않으리...원통하기 그지없다.


▲ 용추폭포.
이 폭포 우측 뒤로 바위를 뚫고 또 하나의 폭포가 떨어지고 그 위로 또 한개의 폭포가 떨어져 마치 용이 승천하는 형상을 하고있다. 수건을 가려 겨우 찍었지만 역시 제대로 촬영안됨(압권)

쌍폭은 찍을수가 없었다. 워낙 비가 많이 쏟아져 아예 카메라를 꺼낼수가 없다.

서울에서 온 등산객들도 대구에서 온 산꾼들도 모두가 두타산의 절경과 무릉계곡의 빼어난 계곡미와 소.폭포에 탄성을 지른다.

게다가 옥황상제와 신선 그리고 선녀들이 소풍와서 망중한에 젖을만한 넓은 화강암반은 석공이 다듬어 놓은듯 너무나 반듯하고 깨끗하다. 다시 와야겠다.

어찌 이런곳이 있음을 알고도 다시 오기를 망설이겠는가? 기어히 오리라 무슨일이 있어도 올해안에 다시 찾으리라 수번 다짐하면서 터덜터덜 주차장에 도착하니 망할넘의 하늘 저 밑에서 부터 개이기 시작한다. 무릉계곡 수백명이 한꺼번에 앉을만한 편편한 암반옆으로 맑은물이 끝없이 흐르고 조선시대 내노라하는 시인 묵객들이 모여 바위에 시를 적고 명필들이 혼을담아 글을 새긴 흔적이 금란정과 함께 사람들을 쉬게한다.

 

폭포식당 주인아저씨가 진주에서 왔다니까 진주와는 인연이 있단다.

혹 옛 애인이라도 있었는지... 길손들 동동주 맛에 명함판에 명함하나 꽂는다는 말에 졸자의 명함을 건네자 고맙다며 서비스로 동동주 한바가지 주면서 하는말 가을에 두타산 무릉계곡 한번 가보세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겁니다.

그럴것 같다. 두타산은... 돌아오는길 동해의 파도는 흰포말을 지으며 백사장을 안고 눕지만 적조가 아직 떠나지않아 어민들의 근심이 내내 이어지려나...

 


▲ 삼화사 뒤 폭포
무릉계곡옆 큰절 삼화사 뒤 정상부근의 폭포. 너무멀어 당겨 처마밑에서 한컷


▲ 무릉암반

당대 최고의 명필 문장가<글쟁이)들이 이곳에 모여 시와 노래를 적어 후세에 남겼다. 졸자의 조상님 존함을 여기서 볼수있어 새로운 감회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