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과 일몰을 맞으며 한해를 또 마무리 해야하는 12월이다.
>유난히 몸에 아픈곳도 생기고 때론 수일간을 연속해서 불면에 시달리는가 하면 근접할수 없었던
>감기마져 올해는 서너차례 한것같다. 그기다가 지겨운 기침도 한 90여일,
>마지막 열정으로 하늘과 땅을 붉게 적시다 사그라지는 낙조를 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다짐했던 송년이 엊그제 같은데 사진동호회에서 새해 일출 출사를 가자며 메세지가 뜬다.
아 ! 그렇구나.
내 육신이 한해 사이에 이렇게 쇠락한것은 건강을 이어주던 산을 잠시 밀쳐두고 사진으로
외도를 한게 큰 이유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문득 그때 그 산길이 그리워졌다.
백두대간 보다 낙동,낙남정맥길보다 더 아린 기억으로 자리한 진양기맥 마루금의 시작
남덕유산 - 남령 - 칼날봉 - 큰목재 - 월봉산 - 수망령까지의 제1구간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한 그 산길을 2009년 송년산행의 첫 산행지로 삼고 남덕유를 향한다.
남덕유도 겨울이다.
산릉마다 나목들은 말갈퀴 같은 깃털을 일직선으로 세워 겨울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남덕유는 이미 오색깃발을 설한풍에 다 날려보내고 한해를 정리하고 있었다.
웅장한 바위암봉엔 잔설이 빛을 받아 흰천으로 날린다.
참샘(진양호 남강 발원)을 내려선 굵은 산줄기는 남령을 향해 곤두박질 하듯 내려서고 맥 끊어놓은
남령의 절개지는 8-90도에 가까워 이 산줄기를 밟는 산객들에게 여간 위험한게 아니다.
그기다가 이 구간은 끝나지 않은 통제구역으로 출입시 50만원의 벌과금을 내야한다.
산길만 잘 정비되어 있다면 굳이 생태계를 파괴할 하등의 이유도 없을텐데 기약없는 휴식년은
진정 마루금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필자도 이들과 다투면서 까지 추억을 기억하기엔 자존심이 상할것 같아 부담없이 남령에서 출발
하기로 하고 영각사 앞을 지나 뼈있는 산길을 헉헉대며 남령에 도착하니 고갯마루 아래 공터에
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는걸 보니 이른 시각에 수망령을 향해 간 사람들이 있나보다.
흐르는 시간에 희미해져 가는 등로 안내판 뒤로 산수 수려한 거창군의 깃발이 필자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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