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는 더 이상 섬이 아니었다. 유람선을 타고 안개속을 헤며다가 숨가쁘게 닿은 선착장이 아닌 자동차가 바퀴에 바닷물을 한방울도 묻히지 않고도 가덕도에 닿을수 있어 참 의아했다. 얼마전 후배가 가덕도로 가는 다리가 개통되어 섬으로 진입이 수월해졌다는 말만 듣고 네비에 의존해 가덕도를 가기위해 진해를 지나 녹산선착장에 도착해보니 승선할 사람들로 북새통이 되던 선착장은 사라지고 가덕도를 연결한 매립공사만 한창이다. 물론 다리도 아직 진행형이고... 부드러운 바다를 품고 솟은 이 섬 연대봉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어 필자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 기억이 있다. 산언저리 어딘가에 처자의 유두같은 동백꽃이 가슴을 뛰게했고 그리고 뱃길 안전하게 열어주는 등대가 포근하고 후덕하게 사람들을 불러 모우던 가덕도는 낙동강의 마지막 몸부림이 있는곳이다.
뭍으로 변한 가덕도, 연대봉을 오르는 사람들 보다는 갯가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더 많은 가덕도에 다리(교량)건설에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침매터널의 공사구간이 바로 가덕도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 녹산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선창 선착장에 도착하여 마을 어귀를 돌아 국군묘지와 천성치를 지나 매봉 어음포고개 를 넘어 연대봉(459.4m)에 도착한후 대항 선착장으로 하산하던 산행길이 오늘은 섬이 뭍으로 변한탓에 두문을 지나 낮이 익은 대항에 바로 도착하니 기분이 묘하다.
대항 선착장앞 순대국집에서 국밥 한그릇씩을 비우고 거가대교 침매터널 공사장 위 고갯길로 갔다. 기억에 저기 돌담옆을 돌아 봄볕이 따뜻하게 놀던 남사밭을 지나 대항 선착장에 닿았던 김해아우와의 연대봉 산행이 제대로 된 산길이라면 오늘 고갯마루에서 정상까진 겨우 45-50분이 소요되는 단거리의 산행은 끝간데 없이 펼쳐진 바다만 바라볼수 밖에... 마무리 공사로 바쁜 거가대교의 조망, 낙동강이 마지막 몸부림을 치며 바다와 만나는 하구언의 풍광, 얼마후엔 감동으로 다가올 거가대교의 위용은 한편 그림으로 산객들을 불러 모울 것 이다.
낮달이 중천에 떠 해와 달이 서로 마주보며 하루를 열어가고 있다. 한해를 시작하는 일출의 여행이 엊그제인데 출발의 새달이 다 지나가니 세삼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에 뭔가를 고대하며 기다리는 마음도 줄어드는것 같아 조급하다. 어느 글귀에 "사과 반조각을 보고 '이제 겨우 반밖에 안남았네'와 " 아직 반이나 남았네"와는 생각의 차이로 여유로운 젊은시절에나 가능 하겠지만 그래도 여여로움은 중년을 넘어 장년을 가는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발걸음이 자꾸 느려지는게 긴장이 되겠지만 말이다..
낙동정맥, 낙남정맥길 모두 좌측 겨드랑이에 끼고 걸었던 낙동강, 말도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으로 다시 또 화두기 된 그 강줄기가 마지막으로 몸부림을 치는 하구언 전경을 보며 후배들도 제각각 한마듸씩 한다. 참 이참에 한번 물어볼게 있다. 왜 부산광역시는 연접된 경상남도의 땅들을 가져가는지... 오늘 필자가 후배들과 온 이 가덕도도 1914년에 창원군에 속해 있다가 80년 창원시로 승격되면서 의창군에 편입 되었된후 1989년 부산 강서구로 편입된 경남의 땅이였다. 출산이 저조해 인구 증가도 없을텐데 땅은 왜 그리 필요한건지 김해 지역도 수해전 부터 부산에 편입된 땅이 많은걸로 짐작되고 가져갈땐 그 값은 지불하고 가는지 사뭇 궁금하다.
화려한 조명을 받은 사천 남해 연륙교 이후 인천대교가 새로운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니 머잖아 여기 거가대교도 꿈의 다리로 세인들로 부터 각광을 받을것 이다. 40여미터의 해저에 침매터널이 생소하고 하늘을 향해 받혀진 다이아몬드형 교각이 새롭다. 봉화대가 장엄한 연대봉 정상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며 발아래 펼쳐진 풍광에 취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에서 산이 우리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느끼게 한다. 나는 후배들 덕에 후배들은 산 즐기는 필자덕에 웃고 즐긴 하루이니 단거리면 어떻고 섬이 뭍이 되었던 어떠한가? 돌아오는길 생선회에 긴 대화로 우리 사이를 가깝게 해주니 내일 출근길이 또 가벼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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