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보광사를 불사하고 이 산을 보광산이라 불렀다. 고려장군 이성계는 개국 준비를 위해 전국의 명산대찰을 둘러보던중 이 산에 들려 제를 올리며 개국의 뜻이 이루어지면 산 전체를 비단으로 감싸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 후 권좌에 오른 태조는 왕명으로 錦山의 칭호를 내렸으니 남해 금산은 왕이 산명을 내린 유서 깊은 산 이다. 한려해상 국립공원내에 속한 금산은 산신이 빚어 놓은 기경 38경(景)이 산 전체에 골고루 늘려있어 마치 수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70년대만 해도 금산을 오르는길이 너무 험해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여겨져 웬만한 사람들은 산 오르기를 꺼려 했으며 산 아래서 지게에 지고 나른 음용수며 주류 간식은 높은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습은 오래전의 일이다. 금산의 압권은 상사바위 장군암 일월봉 좌선대 화엄봉등의 바위들이 마치 수석전시장을 연상할 정도의 바위 기경이며 산 정상에서 감상 하는 다도해의 풍광과 3대 참선도량의 하나인 "보리암"또한 금산의 볼거리요 명소다.
겨울 금산을 오른다. 한 겨울에도 눈 보기가 어려운 남해에 설 전날 와룡산 처럼 눈이 내려 앉아 잠시지만 설화를 피워 이때 일찍 산을 찾은 사람들은 때아닌 횡재를 만난것 같다. 응달엔 잔설이 아직 남아 그것을 입증한다. 탐방지원센타 아래서 올려다 본 금산은 변함없이 산객들을 불러 모우는 기괴한 바위들의 자태가 정감있게 다가오고 호젓한 산길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싱그럽기 그지없다. 작은 난로가에서 졸음과 놀고있는 시인마을 직원의 모습이 미소를 짓게해 오후의 금산은 한적함을 느낄수 있다.
수많은 발자욱이 미끄럼을 탄 산길은 융단처럼 깔려 들숨 날숨으로 어지러운 산객을 보듬는다. 필자를 추월해가는 사내들, 어린 아이들과 대동한 젊은 부부, 그리고 한무리의 탐방객이 하산을 서두른다. 몇년간 긴 산줄기를 계속 종주한 탓 인지 아니면 타고난 약골인지 요즘 하산길 무릅 통증이 심해 장시간 산을 타기가 이제는 무섭다. 내공을 쌓고 내면의 수양을 위한 산행길은 역시 금산의 오름이 제격이 아닐까?
다시 속세와 구별짓는 쌍홍문에 쏴아 바람이 등짝을 식힌다. 탑대엔 정월 기도객들의 바램이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웅전에서 울려나오는 "관세음보살"독송이 금산을 적셔간다. 산은 푸른 생명을 잇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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