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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그리는세상

길을 나서면 오래된 그리움도 만난다.

길을 나서면 오래된 그리움도 만난다.
[글.사진 / 기산들 2010. 1. 10.]

 

      

        걸망을 메고 길을 떠나 낮선 여행지에서 만나는 새벽 풍광은 언제나 평화롭다.

        또 새로운 추억 하나를 만들고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그림에 앵글을 맞추는 순간 숨이 막힐 정도의 흥분과 희열이 전신을 감아 머리끝을 서게한다.

        따라서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한게 아닐까?

        오늘 나는 일상을 한번도 걱정하지 않는 눈바람을 다시 가르며 세상을 향해 간다.

         

 

         여행은 사색이다.

         고단한 일상을 쉬게하여 여유를 갖게하고 또 다른 진리를 깨우치기도 한다.

         사색은 각박한 삶에 여백을 주는가 하면 마음을 비우는 기회를 줘 새로운 용기를 얻는 충전의 시간이 된다.

         고요의 맛에 길들여지면 경직된 마음이 열리고 새벽강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처럼 여여로운 마음들이 생기지 않을까?

         필자는 오늘 낮선땅 눈내린 강언저리에서 조급함을 밀어내고 고독과 침묵을 벗삼아 독자적인 여행맛을 느끼다 돌아갈 생각이다.   

 

          

         수명의 코골이가 없어도 길을 나서면 필자는 잠을 설친다. 아니 한숨도 못잔다.

         나라안,밖 모두에서...

         지난밤에도 출사 여행을 온 일행들과 여장을 푼곳은 "수안보"온천지구, 말이 호텔이지 경남 부곡처럼 수십명이 한방에

         투숙하는 ... 즉 예전 수학여행때 묵었던 그런 방이다.

         지축을 흔드는 코골이에 저 양반들 옆지기들은 "헤드폰"이나 귀마개를 하고 잘까?

         방바닥은 어찌나 뜨거운지 등짝과 허벅지가 화상을 입을 정도다.

         아무튼 유명산속의 산장에서 맞는 밤과 진배없는 고통의 밤을 하얗게 보내고 6시에 황태 해장국으로 조반을 마친후 남한강의 꽃으로

         부르는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11번지에 소재한 중앙탑공원을 찾았다.

         강가에 이런 고요와 침묵의 공간이 있었다니... 필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 아름다운 새벽의 눈부심이 행복하다.

          

 

           어떤이의 글귀에 과거란 내가 기억해 낼때면 존재하는것이라 했던가?

           그러나 이곳은 과거를 기억해 내는것이 아니라 현재가 과거를 기억하고 있었다.

           중원의 웅장한 탑이 과거라면 눈위에 서성이는 조각들이 현재의 둥지를 틀어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여정이

           고요처럼 안주하며 하루 또 하루를 보내는 나는 이곳을 또 그리워 하겠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해를 아쉬워하며 차에 오른다.

         단 한번에 욕구를 다 채울만한 그림을 담아 갈려는 마음을 질책하듯 빛은 어둠을 걷어내지 않고 고요만 사방에 내려놓은 중앙탑공원, 

         야경이 더 아름답다는걸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되었다.

         고요의 풍경, 필자는 다시 그곳을 그리워 한다.

    

 

            필자가 처음 서강을 만났던 청량포,

            유배된 어린 임금을 향해 푸른 솔들이  일제히 머리를 숙여 더 가슴아리게 하던 청량포의 소나무들

            서강의 물줄기는 단종의 한(恨)을 품고 굽돌아 이곳 선암마을에 이르러 한반도를 닮은 산 하나를 만들어 놓았다.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자 입구엔 추럭마차도 생기고 아래로는 선암마을 다하누촌의 테마마을이 조성중에 있어 여름엔 뗏목체험이

            겨울엔 빙벽장이 개장되어 클라이머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 찾아온 이곳엔 필자의 묵은 그리움이 정지된곳, 그래서 예정도 없이 찾아와 더 애절하게 그리운건지 모른다. 

                

 

 

 

 

 

 

 

 

             정선 아우라지의 쌍섶다리를 건너게 했던 사람이 생각난다.

             주천의 섶다리에서 이방인의 마음을 녹여주던 ... 

             그때 섶다리는 인연의 다리이자 소통의 다리 그리고 오랜 그리움들이 만났던 곳 이였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면 김 무럭무럭 나는 국밥에 텁텁한 막걸리를 내어오는 주막집 주모의 농염한 자태에

             길손의 허한 마음을 달래줄것 같은 생각에 잠시나마 옛 시절로 돌아가 행복하다.

             여기서 단종의 릉인 장릉과 그를 복위 시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육신(필자도 충목공 유응부 후손)과 그들과 뜻을 함께했던 분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창절사까지는 33km, 단종의 유배지인 청량포 까지는 38km로 지척이다. 

   

 

  

             다시 어둠이 내린다.

             떠난 사람들이 다시 이 다리를 건너오고

             자욱한 안개처럼 내 그리움도 침묵으로 오래오래 이 다리에 머물러 있을것이다.

             이제 겨우 그리움을 들춰내며 아랫목 같은 따스함에 젖는 순간에 또 일상을 가기위해 차에 오른다.

             언제 돌아올꺼라는 기약이 없기에 길손은 강을- 섶다리를- 주막을 외면한체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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