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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나들이

봄은 다시 내게로 온다

 

지랄맞게 무슨넘의 비는 왠종일 드러누운 백수의 몸놀림처럼 지루하게 내리는지...

연초록빛 페인트를 한짐 진 봄이사다리를 오르듯 올해는 더디게 온다.

5일 장터 노점, 갓 캔 조개를 파는 아낙의 손끝에도 사르르 봄이 내려앉고 

답답한 온실에서 바깥으로 나가길 기다린 꽃들이 무심코 기다린 여인의 손에 살짝 안긴다.  

 

오래된 봄은 보이지 않는 길을따라 오다 죽은것처럼 웅크리고 있다가

살려는 의지로 주눅들지 않는기세로 처절한 몸부림으로 불끈 치솟아 나온다.

수수한 봄은 여인의 자태로 다가오고-

막 실려온 미역처럼 갯내음도 난다.

파도치듯 출렁인다.

 

 

대장간에도 봄은 달아올라 촌부의 마음을 조급하게 하고

세월에 실어보낸 청춘을 그리듯이 내려치는 망치소리가 곤하게 들린다.

이 봄 수척해진 어께에 푸른 향기가 돌긴 돌까?

 

엎어져 늘어진 솔가지에도 춘색은 날개를 편다.

오래된 시간들이 머문곳.

남도 고성의 동해면 구절산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두그루 노송에

영롱한 봄 햇살이 빠르게 지나간다.

 

길을 가다 청보리밭 고랑에서 봄을 케는 여인을 만났다.

길손의 인기척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인은 얼굴한번 들지 않고 오직 땅만 집중하며 봄을 담고 있다.

세상에 내려진 자신의 봄을...

 

 

 

매화보다 먼저 피는 할미꽃

구부정한 허리에 백발이 성성해 할머니를 생각하게 하는 꽃.

보이는 즉시 도회 사람들에게 남획되는 꽃.

구부정한 모습 만큼이나 수난을 겪는 꽃.

그래서 어디라고 말할수 없는 길손만이 아는 산길 양지뜸에

올해도 고맙게 이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의 토종 할미꽃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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