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익은 가을,
10월 그 마지막날에 삶에 등 떠밀려 하얀세월을 맞은 가슴 따뜻한
동문들이 가을산을 오르기 위해 경향각지에서 모여 들었다.
눈시울 수줍던 여식들은 세련된 모습들이 되어 오고
울 누나 같은 선배들은 중후한 모습으로 오시고
하얀 서리를 머리에 두른 형님들은 세월의 무게로 오셨다.
다시 심장은 이 가을처럼 붉게타서 뛰고
며칠전 서너번 내린 찬서리에 시들해진 단풍들도
아름다운 해후에 일제히 일어선다.
그동안 안부를 묻고 얼싸안으며 서로를 교감하는 모습이
소통이요 공유요 아름다운 만남이다.
떨어져 있는 고운님 곁에 닿으려는 절박함이...
주옥같은 시 구절을 가슴에 담는 시인의 마음이
이 토록 애절한 그리움이 될수가 있었을까?
수만년 벽하나를 사이에 두고
문하나 내지 못하는 답답함들이 오늘 가을산을 오르면서
뒷뜰 대추나무에 칭칭 걸린 연실을 풀어내듯
그리운 이야기들이 술술 긴 산길을 낸다.
무언가 간절한 바램이 가슴을 열고 나와 흩어져 있던 마음들을 모우니
숲은 이내 조용히 떨린다.
저만치 바다가
다도해의 가을바다가 드러눕고 그 위에 섬들이 둥둥 떠다닌다.
오늘 함께 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고향집 앞을 흐르던 도랑물처럼 맑은 소리로 흘러갈것이다.
2010년 10월 31일 가을 향로봉을 오른 동문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을 담아 보았습니다.
참고로 혹 초상권에 문제가 되시면 즉시 연락주시면 삭제 하겠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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