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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그리는세상

한적해진 백련지 사기마을

 

 

        해도 어김없이 세월에 굴하지 않고 고고하게 백련지의 蓮은 피어 길손을 맞는다.

       해마다 7월 중순이면 필자는 조선시대 백자를 굽던 경남 하동군 진교면 백련리

       사기마을에 발을 들여 놓는다.

       찻사발과 연꽃이 만나고 - - -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뒤엉키는 곳 

       진흙탕 속에서도 선비의 기개로 피는 白蓮.

       굳은 절개로 파란 하늘에 닿는 紅蓮.

       지금 사기아름마을에 가면 3,000년의 세월에도 그 생명줄을 놓지 않는 蓮을 만날수 있다. 

                     

 

      한적하다.

      개짖는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고 은은한 연꽃 피는 소리만 마을의 고요를 깬다.

      조선 도공들의 혼을 재현하던 가마 아궁이도 막혀 있고 

      축제를 알리던 현수막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 광장 앞 공터에 연로하신 할머니 몇분들이 모여  

      외지로 팔려나갈 연잎을 손질하고 있다.

        

 

 

      마을앞 연밭에 남정네와 아낙들이 연잎을 따고 있다.

      이 마을 리장님도 계신다.

      필자를 정확하게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인사를 했다.

      왜 왁자해야할 마을이 조용하냐고 물었더니 올해는 그 지긋지긋한 구제역 난리로 

      지자체인 하동군의 지원이 없어 16번째로 열릴 예정이던 "찻사발과 연꽃 만남"의 축제를

      열수가 없게 되었다며 마을 수익사업과 지역 경제에 상당한 손실이 생길것 같아 한숨만 나온단다.

 

 

 

      맑은 아이들의 미소가 蓮과 파란하늘과 뭉개구름에 잘 어울리던 곳.

      비록 축제 기간이지만 장인의 손길이 그윽하게 보이던 "가마터"도 침묵해 측은하다.

      헌다례.사물놀이.오광대공연과 추억의 7080콘서트. 큰가마 불지피기도 올해는 볼수가 없어

      카메라의 무게가 더 느껴진다.

      이곳 사기마을 도요지는 1974년 경상남도 기념물 제24호로 지정 되었으며 

      전통 차사발의 본고장으로 백련지와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비록 올해 축제는 없지만 오히려 한적한 논둑길을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의 손을 잡고 

      은은한 연향蓮香에 취하다 오는것도 또 다른 아름다운 추억이 되지 않을까? 

 

      가는길 : 남해고속도 진교 나들목 - 진교면 백련리 사기아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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