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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마여행

순천만

 

 

참으로 오랫만에 순천만을 찾아갑니다.

용산에 올라 갯벌 S라인을 따라 요염하게 내려앉는 노을을 보기 위해서 두어시간을 넘게 달려야

갈대밭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을수 있습니다.

겨울의 끝자락이라고 해도 여전히 차창밖엔 겨울이 요동 칩니다.

 

순천나들목을 나오면 길게 늘어진 자동차의 행렬 때문에 이내 오붓한 여행길은 처음 집을 나설때 기대와는

사뭇 다른 기분에 그 기대는 멀어집니다.

주차장엔 여전히 만차로 몇바퀴를 돌아야 하고 여자 화장실엔 긴 인내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순천만 나룻터엔 바퀴달린 열차와 유람선이 일상에 지친 여행객을 싣고 막 출발을 합니다.

 

       

 

순천만의 갈대는 황금색으로 바로 지자체의 돈방석이 됩니다.

갈대 끄트머리에 지폐가 바람을 타고 펄럭입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가슴을 뛰게 하던 순천만은 예전의 모습과는 영 딴판 입니다.

갈무리 하는 갈대의 모습은 어느곳이나 똑 같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순천만 갈대는 사랑이 보입니다.

바다와 새들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사랑말입니다.

   

 

사는게 너무 힘들고 고달플때 갈대소리는 위안이 됩니다.

온화함과 넉넉한 침묵으로 인간을 감싸는 순천만 갈대는 그래서 더 친해집니다.

갯벌이 생명이라는걸 뒤늦게 깨달은 위정자들이 뒤늦게 갯벌을 보호하자고 난리를 칩니다.

농민의 숨통을 죄이는 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임에도 그것이 중요하다고 갯벌의 생명까지 

묻어가며 간척지를 만들더니 이제사 놓은 정신줄을 당기듯 갯벌의 중요성을 개거품 물고 찌껄입니다.

우린 이것을 과간이라고 표현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순천만은 한폭 그림입니다.

노을을 볼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석양이 내려앉지 않아도 갈대에 사사삭 파고드는 바람소리만 있어도 

닫힌 마음의 문도 열리고 평온해 집니다.

가슴 뛰게할 석양은 볼수 없었지만 

그리고 

예전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여전히 순천만의 갈대는 겨울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

갈대와 새, 바람소리 

그리고 또 하나 무르익어 가는 연인들의 밀어가 참 정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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