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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

                                 

 

세상 모든일들이 다 어렵겠지만 그중에서도 농사일이 참 어렵다는걸 뼈저리게 느낀다.

직장인들 모두가 속이 좀 뒤틀리면 한결같이 하는말이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짓지"라고 쉽게 말한다.

이제 그말 안하시는게 옳을듯...

순박한 민초(농부 : 요샌 농업인)의 아들로 태어나 농삿일을 보고 자랐지만 글이나 열심히 읽어라며 일을 시키지 않으시던

아버님의 깊은 뜻을 이제사 느끼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작년 여름 뚜렷한 이유도 없이 몸이 너무 비실거려 아무래도 흙과 소통을 하지않아 그런가 보다하고 동주골에 개간을 했다.

수십년간 버려진 땅은 온갖 잡풀들이 들어차 밭으로의 원상복구가 매우 어려워 남새밭 정도의 규모만 석기시대 도구로 장만을

하고 양파, 마늘,상추 ,그리고 배추와 무우를 심었다. (완전 재래농법)

무농약에 무비료, 친환경 퇴비로만 키운 채소는 온갖 벌레와 들쥐,두더지들의 잔치집이 되었지만 순도100%의 청정 채소를 

수확한 기쁨은 양量 보다는 質질 그것이었다.    

  

 

 

그리고 올해, 양파와 마늘을 심은곳에 참깨를 심고 자투리엔 생강과 고구마, 가지, 팥,상추, 개똥참외와 개똥수박이

척박한 남새밭에 구색을 맞추면서 주말마다 필자를 끌어 들인다.

그기다가 밭옆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계곡까지 있어 알탕으로 피로까지 풀수가 있으니 달리 피서갈 필요도 없다.

그러나 농사는 사람이 아닌 하늘이 짓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온갖 충蟲들로 양배추는 식탁에 오르기가 너무멀고,

고구마는 들쥐들의 성화에 줄기 한줄 따먹기가 쉽지않다.

2주 연속 오다 그치다를 반복하는 비는 참깨의 결실을 방해하는가 하면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는 들쥐들의 만찬으로 10개중 7개는 빼앗긴다.

비가 많이 내려도 탈,

비가 안내려도 탈,

추워도 너무 더워도 해害가 되는

자연의 순리에 주눅이 들수 밖에 없으니 농사는 기술이 아닌 하늘이 정해준다는걸 느낀다.

태풍 볼라벤이 지나갔으니 참깨는, 수박은 안녕하신지 주말이 급하게 기다려지지만 

태풍 덴빈이 방향을 틀어 온다니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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