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거세다.
청향당을 나와 어디로 갈지는 정하지 못한 체 장박 재를 넘는다.
함양 상림숲 연밭이 폐쇄되었다는 지인의 전화에 아라연이 피었을 함안으로 가볼까 생각하다가
굵은 빗속을 혼자서 간다는 게 청승스러워 지근거리의 상리 연밭이 생각이 났다.
고개를 넘자 빗줄기는 줄어들고 산골짝마다 안개가 흰띠를 두르며 멈춰서 있다.
빗물에 흥건히 젖은 대가지가 한장의 흑백사진으로 눈앞에 펼쳐져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리는 무슨 상리 오늘은 인적도 그리고 蓮의 품새도 허접하지만 작은 연밭에서 그냥 休하기로...
부여의 궁남지에 비하면 이곳이 어디 연밭일까?
수백 년을 땅속에서 아라가야의 혼을 간직하고 발견된 아라연에다 비할바는 아니지만 이곳 蓮과 수련도
진흙에서 몸 비틀며 나와 장대비에 흙탕물에 부대끼며 피어 농염하지만 결코 그 자태를 뽐내지 않는
상처 받지 않으면 깨어나 피지도 못하는 蓮
그 내면의 황홀함을 이곳에서 느끼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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