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마을 입구나 강변에 수해나 태풍 등 천재지변을 막아 마을을 보호해 줄 숲들이 많았지만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르고 파헤쳐져 지금은 이런 숲들을 구경하기가 쉽지않다.
전남 화순군 연둔리 동복천변에 1600년경에 조성된 숲정이는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가 높아
2002년에는전국 아름다운 숲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획득한 숲이다.
보통 마을 숲의 수종으로는 강을 낀 마을은 물버들,육지는 서어나무가 대부분이고 당상나무는 느티나무나
팽나무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곳 숲정이는 서어나무와 수백 년 된 왕버들이 냇가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사계절 길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것 같아 길손도 어릴 적 동네 앞 시냇가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회상에 잠겨본다.
애전 신작로 같은 흙길과 아름드리 고목의 고고함에 절로 취해 길손은 묵상에 잠긴다
강 건너엔 둔치가 조성되고 사람만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완공되어 향후 많은 여행객이 이곳을 찾아 천년 하고도
수백 년의 세월을 버텨온 숲정이와 만나 일상의 근심을 풀어놓지 않을까?
고즈녘한 분위기가 한잔 막걸리를 떠올리고
절로 시 한수가 나올법한 봄 오는 숲정이
오랫만에 어머니 품 속 같은 곳에 놀다가 일어선다.
다음은 경남 고성의 명품숲 장산숲을 만나려 간다.
사진가 : 구름 걸린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