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9년을 함께 修學한 고향 의 벗으로 부터-
오늘 뭐 하시오?
구절산 폭포암 옆 폭포 찍으려 갈려고 걸망 챙기고 있는데 동행해 볼라요?
그리고
함께 길을 나섰다.
예상대로 장쾌한 물줄기가 떨어지면서 암벽을 때리는 소리가 귀를 멎게 한다.
구절폭포는 고성의 3대 진산중 하나인 구절산 계곡이 만들어낸 걸작으로 건폭이 아닌 수량만 변동이 약간 있을 뿐 거의 사시사철 맑은 물을 아래로 내려보낸다.
강풍에 빗줄기가 굵어지는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절경 앞에서 인증샷 촬영에 한창이다.
고요한 암자에 물의 길을 내는 소리는 중생의 업까지 보듬고 가는듯해 장대비 맞으면서도 미소가 절로 핀다.
내친김에 같은 시기에 은퇴하고 고향으로 귀향한 고실 친구를 만나려 간다
세월의 흔적이 평온하게 자리한 벗들의 얼굴을 보며
시오리길을 산과 강을 건너던 오지의 중학교 시절이 담장을 허물고 물결처럼 번져온다.
대한민국의 1% 최고의 명문 벼릇끝 영현중
그 어려운 시절 함께였기에 언제 보아도 그리운 얼굴들이다.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만나는 얼굴들은 수없이 많다
그 많은 얼굴 중에
마음을 아는 친구는 몇이나 될까?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던가
오늘 나부터 마음을 열고 친구의 마음을 아는 사람으로 살아보자
우중 점심 대접에 그리고 조용한 카페와 상리 연밭에서 좋은 시간 함께해 준 고실 종호친구 성산 효열 친구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함께 우아하게 폼나게 우리 익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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