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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며 생각하며

천년의 숲 곁에 상림 연밭이 있다

고운 또는 해운(海雲) 최치원선생이 고을 제방의 안전을 위해 함양(당시 천령군)의 태수로 재직 시 위천가에 조성한 숲이 상림숲이다. 십수년전만해도 이 숲 안에는 작은 체육시설과 음식점만 있어 행락객들이 먹고 마시며 쉬다 가던 곳이었다.

그 후 전국의 지자체가 경쟁처럼 그 지역의 볼거리로 사람들을 불러모우기 시작할 때 상림숲도 본격적으로 정화 및 개발로 본연의 숲 모습으로 변모 1962년 지정한 천년기념물의 가치를 비로소  높이게 된 것이다.

오늘은 천년의 숨결이 뿜어내는 상림숲 곁에 함양인이 조성한 상림공원의 연밭을 포스팅 해 볼까 합니다.

 

 

7-8월에 빼 놓을수 없는 습지의 미인 연(蓮)의 자태는 고고함이 배어있다

찌든 마음을 안정시키는 저 고고한 연(蓮)도 아침에 피어 오후가 되면 꽃잎을 닫았다가 사나흘이 지나면 꽃잎을 하나씩 떨구어 내고 연밥만 남기게 된다니 진흙 속에서 인고를 견딘 긴 시간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예전에는 연밭의 규모가 상당해 눈(眼)을 긴 시간 즐겁고 아름답게 하였으나 그 공간에 다른 식종(植種)으로 대체해 현재는 그 당시의 3분지 1이나 될련지 해마다 출사를 올 때마다 아쉽고 서운함이 든다.

어찌나 많이도 변형을 하는지 ...

 

 

 

연못 속의 수련도 많이 고사한 건지 예전 앵글에 담았던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밤에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해 숨 막히도록 가슴을 뛰게 하던 빅토리아 연(蓮)도 팻말만 서있어 혹 고사된 건

아닌지 조바심이 난다. 

수련 역시 꽃 한대를 피우려고 먼산이 젖도록 울며 피었다가 소리없이자맥질하며 스러지겠지...

비 오는 날 수련잎에 맺히는 물방울은 쟁반 위에 떨어져 굴려내리는 은구슬이다.

 

 

 

 

 

진흙 속에 허리를 묻고 수백 년의 세월을 갇혀 있다 핀 아라연을 닮았다

시간의 탑을 돌던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불끈 부도 위에 날개를 펼쳐 환생한 연

천년의 시간을 꽃받침에 담아 또 미끄러지듯 진흙 속으로 내려앉아 내년 그리고 천년을 기약하겠지

 

 

  

 

후두둑 

다시 장맛비가 하늘을 받친 연잎을 때린다

스치는 바람에 묻어오는 울컥한 그리움 

깊은 곳에 터 잡은 눈물샘이 다시 솟아나는 동심의 연못에서 놀아난 오늘

이곳을 걸어 나가면 다시 세상의 소리가 귀를 분탕질하겠지

혹 빅토리아 연이 고운 여인의 드레스로 피었다는 전갈이 오면 새털처럼 가볍게 달려와야겠다.

 

사진가 : 구름 걸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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