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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양기맥 길

진양기맥 1구간 남덕유에서 수망령으로

                               덕유는 아직 봄은 멀고 ...

 

진양기맥 종주.

무엇이 나를 이 험난한 고행의 길로 가게 하는걸까?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이 길을 가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

느낌과 추구하는 의도는 각각 달라도 자신과의 한판 싸움이요 살아 있음을 더욱 소중하게 느껴보기 위해

사람들이 쉬 실행하지 않을려는 이 구차한 일을 실행 했는지 모른다.

진양(진주)기맥. 공식적인 명칭이건 아니던 우리의 젖줄 남가람의 발원지므로 진양을 둘러싼 이 맥을

따라 내려가 우리가 기대며 살아가는 내고장을 밟는것도 자랑스럽고 흥분된일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이 길은 누구나 가는 산길이 아니니까.

 

2003. 4. 13. 기맥종주 첫날의 흥분과 기대로 간밤 잠을 설쳤다. 오전 7시40분 먼곳 김해 아우님 내외분

산행들머리까지 태워 주겠다며 벌써 집앞에 도착했단다. 무릅 아직도 좋지않은 졸자 딱해보여

김상복 아우 여호영 팀장 함께 가겠다며 자원하였고 서성배 팀장까지 합류하여 시청앞으로 가서

고행의길 함께할 좋은사람들(시리님,카카님)태우고 산행지를 향해 출발했다.

1구간 하산지점인 수망령에 서팀장 차를세워 놓기위해 용추사 계곡을 오르니 비포장에 군데군데 돌발로

김해 아우 봉고차는 곤욕을 치룬다.들머리를 가기위해 내려오다 꽝하는 소리에 내려보니 차밑 예비

타이어 고정대가 돌발에 받혀 타이어가 떨어졌다.

 

 

무사한 종주를 위해 남덕유 산신께 올리는 산제

차 안에 타이어를 밀어넣고 조산마을 덕유교육원으로 들어가니 오전 11시 33분이 되었다.

첫날이라 너무 늦게(경험이 없어) 출발하여 밤중 산행이 예상된다.

김해 아우는 돌아가고 교육원 야영장 위로 올라가니 제법 널따란 등산로가 보이지만 정확한 표시가 없어

서봉과 동봉 사이의 안부를 찾아갈지 걱정 하면서 가파른 계곡길을 따라 오르니 초입부터 숨이차고

20여분 오르니 이마에 땀이 비오듯 솟아난다.

중턱 물한모금을 마신후 오이 한조각을 입에넣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올라도 불편한 다리로 시작한

졸자는 무척 힘이든다. 뒤돌아보니 멀리 할미봉이 보이고 이어서 서봉의 장대한 모습이 보이더니

안부에 앞서간 일행들이 레몬을 먹고 기다리고 있다. (13시14분)
교육원 야영장에서 서봉과 남덕유 사이의 안부까지의 계곡은 너무 길고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산행

시작을 힘들게 하였다.

 

정확하게 길을 찾아와서 다행이다. 남덕유 정상을 향해 힘든 걸음을 옮기는데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다.

여긴 아직도 겨울이고 봄은 너무도 멀리 있다.

남덕유 정상. 몇달전 육십령에서 삿갓재로 가다가 다리에 쥐가난 기억이 떠오른다.

이제 이곳에서 우리는 우리가 사는 고장의 맥을 따라 내려갈 것이다. 정상에서 수개월간 진행될 산행의

안녕을 기원하는 간단한 산제를 지내고 멀리 수망령쪽을 바라보니 너무도 아득하다.

오늘 저곳까지 과연 갈수 있을까?

 

 

남덕유 정상에서 바라본 1구간 전경

 

언제나 그렇듯이 덕유는 그 넉넉함으로 1000미터가 넘는 수십개의 봉우리를 감싸안고 긴 겨울을 이기며

늦지만 그래도 산수유 진달래 철쭉을 피우며 새봄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우리가 가야할 수망령 너머 금원산도 조망하고 다시 부지런히 내려가 참샘 표지석이 있는

공터에서 늦은 점심에 소주 한잔씩 나누며 함께할 동지로서 이 종주산행이 아무 탈없이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도록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참샘.

여기가 남강의 발원지라고 팻말이 서있지만 이곳보다 위에 샘이있어 왠지 씁스레한 생각이 자꾸

드는것은 왜 일까. (14시28분)

젊다는것은 시방 막 피어나는 새잎처럼 눈부시게 아름답고 싱그럽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지천명의 나이로 쉽지도 않는 진양의 맥 종주를 주선해놓고 뒤에 쳐저 따라가니 세삼 앞서가는 젊은

사람들이 참 보기가 좋다는것을 느낀다.

허지만 졸자도 아직은 건전한 생각과 특별한 중병이 없어 산길가는 집념은 그대들과 같지 않을까.

15시24분 하봉을 넘고 남령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져 오고 무릅에 약간의 통증이 시작된다.

느닷없이 김실장 보고 우리 살아온 날들중에 세월이 흘러 잃어 버렸지만 지금 이 고통보다 더 고된 삶도

분명 있지 않았을까 하고 묻자 맞습니다며 쉽게 잊어지는것이 사람의 본성이고 보면 무지하게 모진

사람도 세월이 가면 심성 비단결로 되지 않을까?

 

16시20분 하봉 밑 헬기장을 지나 남릉에 도착하니 벌써 16시43분이다. 남릉을 지나면서 가장 우리를

안타깝게 한것은 도로를 내면서 족히 20미터가 넘게 절개하여 등산로를 끊어 놓은점이다.

이 도로가 생기므로 용추계곡 주변 생태계 파괴는 물론 차량으로 이동한 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취사등

으로 단기간에 자연이 파괴 된다는것을 함양군은 몰랐단 말인가?

그기다가 이 구간은 절개보다는 차라리 터널을 뚫어 산의 맥을 이어줘야 하지 않았을까.

(절개지로 내려설때는 엄청난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요망함)허긴뭐 우리네 탁상행정이

어디 이곳에만 국한된 것이던가. 도로로 내려서서 다시 수리등 을 향해 오르니 절개지 공사로 맥

끊긴 울화가 상승작용을 한건지 숨이 더차고 다리는 제멋대로 노는것 같다.

 

 

 

17시24분 웅장한 수리등(독수리 형상. 여호영 팀장은 장군상으로 표현)을 지나 월봉산을 향해 가는데

김실장.쉬리.그리고 졸자는 지쳐오기 시작했다.

아! 고행길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은 하였지만 노욕이 심성 착한 이사람들 괴롭히는것

같아 피해 주지않고 다리를 끌고서라도 가리라 다짐하며 왔던길 돌아보니 이미 해는 서산 할미봉에

낙조를 드리고 남덕유 주능은 하늘금을 그리며 추운 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래도 인간의 이 작은 두다리가 저 먼 산길을 돌아 왔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산행중 일몰을 보기가 어디 쉽던가 그러나 황사로 제대로 그림이 나오지않아 아쉽다.

이젠 걱정이다. 해가 떨어지면 이 산중 빨리 어두워질텐데 지친 다리는 더 이상 속력을 낼수가 없고

마음만 바쁘다. 게다가 겨우 무릅 80% 회복 했는데 어두운 산길 삐걱하면 이젠 끝장이다.

정말 힘들게 거의 다리를 끌다싶이 하여 월봉산에 도착하니 19시 20분 다음 구간인 금원산이 점차 어둠에 잠긴다.

김실장도 시리도 나도 지쳐 주저 앉았다.

 

 

 

이제 한계가 온것같다.

아직 봉우리를 2개나 더 넘어야 수망령 이라는 시리님의 말에 맥이 탁 풀린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시리님 베낭에 마지막 남은 소주 한잔씩 나눠 마시고 잠시 휴식한후 만약을 대비하여

준비한 후레쉬를 켜보니 건전지 소모로 성능이 좋지않자 시리님 자기 후래쉬와 바꾸어준다.

게다가 조금 다행인것은 달빛이 매우 밝아 산길 가는데 크다란 도움이 되었다.

1진 카카님.여호영.서성배팀장은 벌써 수망령에 주차한 차량을 발견 하였다는 보고가 들어오고 맨뒤에

쳐진 졸자 비탈길 조심스레 내려오니 함께한 일행 "회장님 고생 하셨습니다"라며 큰박수로 환대할때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9시간의 긴 여정 제1구간 진양기맥 종주 그 서막이 마침내 올랐다. 

 

진양기맥 각 지점 지나간 시각

진주 출발 : 08:00  

덕유 교육원 야영장  11:38   남덕유산 정상 13:40   정상 기맥산신제  13:49  

하봉쪽 내려가는 계단  13:49  점심식사후 출발 15 :10  하봉 15 :24  남릉 16 : 43

수리덤 17 : 24 월봉산 19시20분 수망령 20시38분  총소요시간 9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