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겨울이 가버렸다.
부는 바람도 며칠전과는 사뭇 다르다.
어제 세월을 낚던 태공의 낚시대 드리워진 물빛이 春色이던가? 매화가 낭랑18세 가시네 마음을 설레게하고 산천초목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산과들. 강과 바다가 대향연을 펼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연이틀 종주는 무리다. 대원들 표정이 지쳐있지만 부회장은 혼자
먼저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지도(상황판)를 베낭위에 올려놓고 있다. 7시20분 출발이다. 3. 1절 예년에 비해 태극기의 물결이
적다. 지자체에서 국기게양을 권장하지만 애국심도 국가관도 바닥으로 곤두박질한 민초들의 고달픈 삶은 외면할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창원까지 내려와 냉정고개로 우릴 태우고갈 김해아우를 생각하며 달렸다. 졸자의 두다리도 무겁다. 봉림산밑 도
보건환경연구원 담장옆에 여대장 차를 세우고 김해아우 차로 바꿔타고 3구간 출발지인 1042번 지방도 냉정고개를 향해갔다.
용지봉(정상석은 용제봉으로 표기)산행 안내도가 서있는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찾는산인가 보다. 김해아우와 헤어지고
(08:57) 양옆 과수원을 지나 전투경찰대 정문앞으로 가자 입초선 전경이 나와 밝은 미소로 지난번 분성산 산불로 입산이 통제하고 있으나 선임자
인적사항을 적어놓고 산길 가란다. 졸자의 인적사항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주고 우리 아들도 전투경찰인데 고생이 많다고 하자 반갑던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한다. 어!오늘은 리본을 종주대 리본을 두고 왔단다.
졸자는 "너희들 이제 올때마다 한가지씩 빠뜨리고 오는게 이력이 났구나" 하고 웃자 산행대장은 여긴 길이좋아 리본
없어도 되겠습니다 한다. 471봉밑 오르막이 아침부터 숨을턱에 차게하고 제법 한땀나게 한다. 능선에 올라 휴식하며 새벽 또 할매집까지
가서 사온 동동주를 표주박으로 한잔한후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산악회 리본한장을 나무가지에 달고
일어섰다.
471봉에 오르니 안개는 완전히 걷히고 소나무 숲길이 기분을 좋게한다.
시야에 금정산이 아득하고 신어산을 비롯해 타고온 낙남정간의 줄기를 모두들 가늠하면서 아 !멀리도 왔구나를 외친다.
506봉에서 위성탑이 촘촘히 서있는 불모산이 하늘금을 긋고있는 모습이 보이고 가락국때 장유화상이 건립했다는 장유사가 외롭게 보인다.
내려선 임도는 아마 장유사와 여름 피서지 장유계곡으로 가는 산길인가보다. 건너편엔 리정표가 서있고 정간길임을 알리는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430봉에서 총무가 가져온 빵과 막걸리를 나눠먹고 억새풀 지천인 길따라가니 용지봉 정상 2.4km 이정표를 지나
용지봉(용제봉으로 정상석 표기)을 올려다보니 정상을 향해 많은사람들이 올라가고 그리고 벌써 올라있다. 산길옆 해송이 산객 손등을 찌르니 따갑다.
아마 몇년전 산불이 난것같고 그 후 조림한것으로 보인다. 졸자가 선두에 서니 모두들 일렬로 하나가 되어 보기가
좋다며 오늘은 회장님이 선두에 서서 가잔다.
아마 다리 아픈 졸자를 생각했을터... 산행대장 앞세우면 뒤따라가는 일행들 금방 지쳐 늘어난 구간 소화하기가
어려울것이 틀림없어 졸자는 힘겹게 선두에서 용제봉(723m)을 올랐다. (10:59)
바다와 작은섬 그리고 창원시가와 김해평야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걸어온 정간 줄기를 시원하게 가늠하기 좋다. 일반
등산객들은 용제봉 정상에서 파는 막걸리에 목이빠져 있고 우리는 쥐포 안주로 동동주 한모금씩 목을 축인후 정상 표지석에서 정간종주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후 신정산을 향해 다시 내려섰다.
붉은색 25번 철탑을 지나(11:20) 신정봉 0.5km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오르막을 또 힘겹게 올라 신정봉에 도착하니 707봉 한아름산의 표시가 희미하다.
다시 대암산 0.6km 남산재2.6km의 이정포를 지나 오르막을 올라서니 659m(지도상 670m)대암산이다.
정상엔 표지석이 있고 이곳 산줄기는 어디에 견주어도 뒤지지않을 아름답고 힘찬 한폭의 그림이 연출된다. 좌측으론 창원시가지가 계획도시답게 대로를
중심으로 한쪽은 공장지대.다른 한쪽은 주거지역으로 잘 짜여져 있다.
준령엔 창원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간다. 대암산에서 부터 정병(봉림산)까지의 산줄기는 기암괴석과 낙락장송들로 짜여져
너무 아름답다. 오른쪽엔 너른 평지가 평화로워 보이는 진례면 신풍리 평지마을이 보이고 진례저수지의 물빛이 푸른물감을 풀어 놓은것처럼
보인다.
삼각점이 있는 607봉(12:18)을 지나 남산치에 이르니 잘생긴 이정표(진례산성 0.6km.평지마을 1.4km.
사파 동성아파트 1.4km)가 산객을 마중한다.
무너져 고전 이야기로 자리한 진례산성에서(13:07)점심을 먹고 성마루를 걸어 비음산(486m)을 지나니 호젓한
소나무 숲길로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구간은 높은산 탁트인 조망 그리고 암릉과 억새 소나무숲이 잘 어우려진 정간길 행복한 구간이
아닐련지... 416봉을 지나 이정표 2개를 지나 493m의 내정병산에 도착하여(15:35)용추계곡을
지나 도청으로 하산할 계획을 바꿔 봉림산을 지나 창원사격장까지 가자는 제안에 모두 찬성하고 잘 정돈된 나무계단에서 사진도 찍어면서 봉림산에
도착하니 군사용 벙커가 유신시절을 떠올리게한다.
다음 구간의 능선과 창원cc를 쳐다본후 내려가는데 산행대장은 비호처럼 내리막길 단숨에 달려가 저만치 차를 대기
시켜놓고 있다. 참 임도에 커다란 돌 3개씩이나 굴러놓고 차량통행 방해한 창원사람 혹 허리 다치지는 않았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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