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개-중지고개-110봉-마재(두척육교)-662봉-무학산
대곡산-쌀재-바람재-대산-광려산-삿갓봉-한치재
시방 우리가 사는 이곳은 꽃들의 향연이 시작 되었다. 예전엔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가 유일한 벗꽃축제장 이였으나 지금은 곳곳에 벗나무가 꽃을피워 군중들에게 시달리지않고도 눈앞에서 화려한 꽃을 구경할수가 있다.
이번 구간은 분홍 진달래 사뿐히 밟고가는 진달래 명산 무학산 대곡산 대산이 기다릴것이라는 생각에 사뭇 흥분되고 한편으로는 구간이 너무길어 긴장도 된다.
오늘은 고향친구인 범이가 차량지원을 자원해 오전6시 직업전문학교 정문에 가니 역시 부회장이 제일먼저 나와있다. 도로 지도를 펴고 한치재를 확인한후 출발했다.
진양기맥을 종주했던 김해아우가 이번 구간 함께 타기로해 고맙지만 구간이 길어 걱정이 앞서는데 벌써 한티재 진고개 휴게소에 도착 했다며 전화가 왔다. 산행대장 차를 진고개 휴게소에 두고 김해 아우와 합류하여 중지고개 밑 개고개 (고개 이름이 없어 개사육장 개짖는 소리가 너무 야단스러워 졸자가 즉석작명)를 향해간다.
4구간때 여대장은 중지고개에서 하산하고 나머지는 이 개고개 에서 하산해 이를 잇기위해서다. 차량지원한 범이와 종주대원들 기념촬영을 하고 헤어진후 산으로 진입한다.
야트막한 산능선에 분홍 진달래가 만개해 오늘 천지가 분홍빛으로 물든 무학산 진달래를 운좋게 볼수 있겠구나 하자 김해아우 만개한 진달래 보기가 쉽지 않을것이라 대답한다.
한땀 기분좋게 흘리고 야산 정상에 올라섰다.
이제 또 다시 10여시간의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25여분 내달려 중지고개에 내려서니 이곳도 도로 개설로 산이 절개되어 맥이 끊어졌다.
철망이 막혀 배수로 밑을기어 도로에 올랐고 차 오지않는 틈을보아 재빨리 건너편 산으로 붙었다. 한땀을 흘리고 8시52분 남해고속도 위를 지나는 두척육교에 오니 시내로 진입할려는 차량들로 부산하다. 마재교쪽을 가기위해 도로를 내달렸고 편백나무가 서있는곳으로 가니 무학산 등산로 표지판이 서있다. 편백숲을 지나고 온양정씨묘와 그 위 무덤1기가 더 있다.
160봉을 올라 무덤가에서 잠시 휴식할때 일찍 산길나선 등산객 3명 반갑게 인사를 하더니 가볍게 지나간다. 오름이 이어지고 땀이 전신을 적셔 기분이좋다. 곳곳에 만개한 진달래 오늘 운좋게 진달래 명산인 무학산에서 융단처럼 깔려있을 진달래 군락지를 본다고 생각하니 흥분이 된다. 제때 진달래 산행을 한다는것은 극히 어렵다는 김해아우의 이야기 그래 제대로 된 군락을 본적이 사실 없었다. 마재 1.2km. 정상 2.5km 표지석이 있는 능선분기점을 지나자 새옷 갈아입는 솔가지와 진달래가 어우려져 정말 기분좋은 산길로 걸어간다.
무학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진달래가 피었더냐고 물었더니 처자의 유두처럼 봉긋 망울만 맺고 있단다. 아 실망 졸자의 맘을 꿰뚫었는지 김해아우 우리가 어디 진달래 산행 온거냐며 은근히 위로한다. 무학산은 태극기 휘날리며 마산의 진산답게 낙남정간의 굵은산답게 사람을 불러모우고 있다. 헬기장에서 703봉을 바라보니 작은정자가 중국의 어느산에 우릴 데려다 놓은것 같다. 예전 음악 교과서에 나오던 남쪽바다(합포만)와 시가지는 희뿌연 개스에 중독되어 연일 심한 몸살을 앓고 있나보다. 산아래와 산위가 이렇게 극명하게 차별이 되다니...
여기 이 정상에 서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왜 산에 올라야 하는가를 여실히 가르켜줄것 같다.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고 백두산의 흙이 어디 있냐며 감시원에게 물었으나 산불조심 안내방송 스피커 소리에 이내 묻혀 버린다. 황금능선답게 좋은 산길이 이어지고 이어 가파른 비탈길에서 작년에 낙남정간 종주를 끝냈다는 마산의 어느 산악회 임원들을 만나 격려받으며 710봉을 힘겹게 올라 곧이어 총무의 일요 요리 시간이 되고 냉동된 막걸리 갈증난 목젖 부드럽게 적신후 빙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무학산은 운이있는 산이다.
한티재로 내려서는 삿갓봉까지 긴 거리에도 얼굴만 돌리면 우리와 함께 간다.
대곡산을 올라서니 고도는 현저히 떨어지고 부회장이 나침판과 지도를 놓고 서쪽 방향을 갸늠한다. 우측으로 목장이 있고 임도를 만났다. 452봉을 지나 바람재에 도착하니 맞은편 능선엔 진달래가 햇빛을 받아 너무 아름답다. 바람재는 너른 공터다. 진달래를 보고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가는 가족 산행객들 우측으로 임도가 잘 닦여져 있으나 이 길로 가면 정간길을 만날수가 없다. 572봉엔 산불감시 초소가 있고 조망하기 좋은 대산에 도착하니 광려산 삿갓봉이 지친 산객 발걸음 무겁게하며 길게 누워있다. 합포만.진해만.진동만이 희미하지만 한눈에 들어오고 무학산도 한번 더 쳐다본다. 그리고 사방을 조망한후 종주 리본 정상 소나무 가지에 하나달고 일어섰다. 여기서 졸자는 종주길이나 산행시 꼭 지켜야할 아니 명심해야할 한마듸를 남기고 싶다.
산길은 요행이나 수월함을 찾다가는 오히려 2-3배의 낭패를 볼수도 있다. 하여 산길은 정석으로 꼭 가야한다. 허벅지가 아프고 내리막길에는 무릅도 아프다.
문화방송의 허정명. 김해아우. 졸자는 후미에서 간신히 다리 아픔을 참고 광려산으로 간다.
산행대장과 부회장은 광려산을 지나 삿갓처럼 솟아있는 삿갓봉에 도달했는지 아득하여 보이지 않는다. 천주산과 무학산만 진달래가 있는것이 아니라 대곡산.대산도 엄청난 진달래 군락지다. 조금만 늦게 이 구간을 탄다면 아마 온 몸이 진달래에 취해 분홍색 물이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광려산 정상. 스테인레스로 된 정상표지석에 표고가 수정 되어있다. 750m.
지친 다리를 추스리고 아름다운 능선길을 따라 삿갓봉에 도착하니 한치재 진고개 휴게소 시멘트 포장 주차장이 보인다. 삿갓봉에서 서쪽방향 한치재로 내려 가는길은 긴 비탈길이다.
진달래도 산벗도 아름다울수 없는 9시간 넘게 걸은 두다리는 뒤로도 걷다가 다시 앞으로 걸어며 추스려 보지만 기력이 소진한 체력은 걷는다기 보다는 그냥 떠밀려가는것 같다.
이 비탈길이 웬수처럼 느껴진다면 과한 표현일까? 79번 국도 맞은편 정확히 진고개 휴게소 화장실 옆으로 정간길이 보이고 서북산 여항산이 검은 그림자를 드리며 졸자와 대원들 한판 붙어보자는듯 검은 마루금을 그리고 있다.
휴게소에서 시원한 맥주로 목축인후 예전 70년 중반 작은 암자(앵골 금화사) 한방에서 글 읽던 KT에서 최근 퇴직한 최광림후배가 마산을 벗어나는 대원들을 위해 생선회와 주류 식사를 제공해줘 실로 오랫만에 두손 잡아보니 지나간 옛추억이 물안개처럼 피어나고 그때 좋은정 나누었던 얼굴들이 생각나 좋았다. 최광림 후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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