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 종주 제7구간. 脈 다시 끊어놓은 발산재
오곡재-523봉-350봉-370봉-발산재 (산행거리 9.7km)
2004. 5. 8. 토요일 오후 날씨 흐리다가 하산후 비
필자의 수술 경과도 그렇고 크고 작은 단체에 책임 맡은게 많아 5월은 이들 행사관계로 휴일을 모두 빼앗겨 정간종주가
자꾸 늦어져 토요일 오후 오곡재에서 발산재까지 7구간을 종주하기로 해 (대원들 배려에 감사)퇴근후 13시30분 직업전문
학교 정문으로 가니 모두 모여있다. 차량2대에 나눠타고 발산재에 도착하니 새로생긴 도로너머 발산재 휴게소는 섬처럼
고립되어 인적이 드물고 하얀개(犬) 2마리가 주차하는 우리 일행을 쳐다보고 있다.
▲ 정맥꾼들의 쉼터가 되었던 진주시 이반성면 발산재 휴게소.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질려나...
졸자 차를 세워두고 여대장 차로 오곡재를 향하는데 하늘은 잔득 찌뿌려 볼상 사납다.
오실골 마을밑 저수지엔 세월을줍는 태공 서넛 자리잡고 앉아 빨간찌 노려보는폼이 옛날 20여년간 태공 흉내내던
졸자의 모습이다. 한달전 밟고온 여항산이 짙푸른색으로 우릴 반긴다. 14시45분 오곡재에 도착하여 수술부위에 베낭이
닿지않게 하기위해 베낭끈을 조여 메었지만 어색하다.(결국 여대장 몫이 됨) 523봉 고스락을 오르는데 날씨탓인지
대원들 걷는게 아니라 거의 경보수준의 걸음으로 간다.
금새 땀이 온몸을 적시고 가쁜숨 몰아쉬며 523봉에 올라섰다.(15:03) 입하가 지나서인지 한달새 꽉찬 숲으로 조망은 어렵다.
(지도상은 530봉 표기)이런날 안개라도 덮혀있다면 예전 기맥종주때 처럼 산길 헤며기 마련이다.
이제부터 좁은산길엔 잡목과 잡풀 우거져 길 희미해 독도에 유의해야 한다.
소사나무 분재를 수백개를 갖다 놓은듯한 군락에 가을날 단풍들면 정말 아름답겠다는 졸자의 말에 모두가 아무말 없는걸
보니 납득이 가나보다. 오르막을 올라 낙남정간 분기점인 오봉산에 이르렀고 우측으로 우리사는 진주로 가는 지맥이 솔숲에
가려 희미하게 짐작된다.
15시20분 527봉에 오르니 시.군 경계다.북쪽은 오곡리 서쪽은 장안리. 적송군락이 우리가 가는 좌.우로 늘어져 상쾌
하지만 간간히 태풍 매미가 내고간 상채기가 곳곳에 있어 강제로 낮은 포복을 시킨다.
안부를 지나 356봉에 이르고(15:45) 대전 대자연산악회 낙남정간 종주대를 만나 서로 산길정보를 교환했다.
(이 종주대는 선두와 후미의 차이가 무려 1시간 20여분이나됨) 갑자기 남으로 사정없이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솔숲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한땀나게 하겠구나 하고 미리 겁먹고 긴장하며 가는데 무슨산이 이런지...
한참을 내려갔는데도 오름은 잠시뿐이고 솔향내나는 산책로가 지루할 정도로 끝없이 이어진다.
기상예보가 오후에 많은비가 온다고해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도 모두들 걸음을 빨리한다.
아니 달린다.
좌측으로 임도가 따라가고 16시22분 363봉에 닿았고 잡목숲길 조금 지나자 우측으로 송전탑이 있는 안부다.
다시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니 능선 분기점이며 마지막 봉우리인 326봉이다.
앞서간 산행대장이 기다리고 있어 여기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돌아보니 맥은 용틀임하듯 구불구불 돌아온다.
저만치 도로공사장에서 굉음이 들리고 이어 자동차 지나는 소리가 가깝다. 내리막길을 내달려 발산재 휴게소에
도착하니 17시46분 9.7km(약10km)를 3시간01분에 주파 하였으니 이게 어디 걷는건가요? 맥이 끊어졌다.
그것도 엄청난 절개로 발산재는 두부 자르듯이 잘려나갔다. 발산재 휴게소 맞은편 정간길 오르던 언덕배기는
희한하게 섬이 되었고 선답자들의 빛바랜 리본만 바람에 휘날린다.
발산재 절개지. 도로 개통후 육교를 설치하여 맥을 이었다나....
진주 마산간 왕복4차선 새 도로가 나면서 발산재 휴게소는 완전히 고립이 되었다. 정간꾼들의 휴식처인 이곳은 이제
추억속의 사진처럼 곧 사라질려나... 뒤늦게 환경부에서 맥을 이어라고 지시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산재 절개지
에 두껑을 씌운다니 이것도 우스운일 아닌가? <2005. 육교를 설치함)차라리 처음 시공할때 터널공사를 하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서 그 흙이 현재의 발산재 휴게소 진입도로까지 차지해 차가 들어올수도 나갈수도 없게된단다.
몇달째 장사를 포기하고 남은 음료수를 팔던 임차인의 (아직 진주시와 임차기간이 2년이나 남았다고 함)한숨은
발산재를 힘겹게 오르는 노후된 차량의 엔진소리 보다 더 크게 졸자의 귀에 들린다.
♣ 구간정리
오곡재 14 : 45. 527봉 15 : 20. 363봉 16 : 22. 326봉 17 : 32. 발산재 17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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