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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남정맥 길

낙남정맥 종주 제8구간 (발산재-깃대봉-배치고개)

 

낙남정간 종주 제8구간

산속 깊숙히
숨겨진 장쾌한 산줄기
발산재-깃대봉-530봉-남성치-용암산-탐티재-필두봉-새터재-
탕근재-매봉산-배치고개
2004. 5. 26. 약간 흐리다 갬
 

 

 

졸자의 수술 그리고 각종 행사관계로 정간길 더디고 있는것이 안타까운듯 부회장은 석가탄신일의 계획을 전부 취소하고 8구간 종주길에 나서자며 대원들을 설득하고 고맙게도 대원들 모두 ok하며 7시 직업전문학교에 모였다.

 

차량지원할 하창준 운영위원은 오늘 하산지점이 옥천사 위 배치고개라 집에서 대기하라 이르고 실로 오랫만에 정간길 나서는 대원들 표정은 약간의 두려움과

긴장이 역력하다.  "금곡 검암" 동산에서 낙남정간의 산줄기를 밟는 하갑세후배의 고향이고 황옥찜질방을 운영하는 하창준 운영위원이 사는곳이다.

한때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던 어느종교 단체의 교주의 고향도 아마 여기일테지...  

차량2대에 나눠타고 가봉마을을 지나 평생을 큰 가마솥에 돼지국밥 끊여 낙안장터에 내다판 부산식당의 할머님은 아직도 생존해 계신지 예전 된장밑에 담군

고추가 맛있다고 하자 한바가지 퍼서 손에 쥐어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음력 4월초파일 예전 한국10대 사찰로 분류되던 고찰 옥천사 입구엔 중생들의 염원이 담긴 연등이 꽃보다 더 아름답게 줄지어 걸려있다. 배치고개 밑 엘피지 저장소옆에 여대장차를 세워놓고 발산재에 도착하니 8시30분 출발에 앞서 발산재서 사진 한장을 찍고 하창준 운영위원을 돌려보내고 시멘트 임도를 오르는데 초입부터 급경사로 땀이난다.

능선에 올라서니 곧바로 장흥고씨 묘지군을 만났는데 너른 초지에 엉겅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깃대봉 정상에 오르기전 암반들은 타고온 산줄기를 조망하기에 딱좋다. 여항산밑 잘록한 미산재 그리고 적석산이 동양화 한폭을 선사한다.

깃대봉 정상표지석(진양농협인 산악회 세움)이 있는 곳은 볼품이없고 조망도 어렵다. 좌측으로 난 내리막길이 적석산을 가는 산길이고 정간길은 표지석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이곳도 발산재 건너 산처럼 소사나무가 분재처럼 다듬어져 새파란 잎을 피우고 있다.   

 

 

오늘 구간은 오르락 내리락이 심해 발걸음이 무겁다. 한참 비탈길을 내려가 밤나무단지와 연결된 임도를 건너 숨몰아 쉬며 419봉에 오르고 

다시 390봉에 오르니 땀이 전신을 적신다. 좌측 구만벌이 조금씩 보이고 이름모를 암자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독경소리가 초파일임을 

상기 시킨다.

 

기본적으로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종교가 불교지만 영악한 사람들이 어디 깨달음만 추구하랴. 그러기에 불교는 원을 구하고자 하는 구원의 종교라 해도 크게 반박할 여지는 없을 듯하다. 많은 불자들이 "성불"이라 일컫는 단계의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어려운 수행에 힘쓰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이루고자 하는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 부처님이나 보살의 도움을 받으려 하는 게 현실이니 말이다.

 

지난 토요일 탐티재서 용암산을 올라 남성치로 내려가 다시 탐티재로 돌아온 덕으로 주변 풍광이 낮설지않아 길가기가 용이하다. 

남성치 너른 잔디초원이 헬기 5-6대는 착륙해도 남을것같다 시멘트 포장길 좌측으론 구만면의 화촌이고 우측은 선동마을이다. 

총무와 구조대장이 오지않아 기다리면서 요기를 채우고 일어나 힘겹게 봉우리에 오르고 이어 송전탑 공사로 생긴 임도를 따라가면 정간길에서 약간 비켜 바위로 치장된 무덤1기와 오래된 비석이 서있는 무덤1기(전주 최씨?)가 좌측에 있지만 예사로히 살피면 그냥 지나치기쉽다.

 

 

부대장이 국립건설연구소의 삼각점을 확인하여 이곳이 정상인것이 이상하다는 눈치다. 사실 그 다음 봉우리가 용암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암반 조망처가 산객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아마 이곳이 정상으로 추정된다. 뒤돌아보니 깃대봉 적석산이 아득히 있고 발아래 제법 큰 저수지가 시원함을 줄 요량이면 좌측으론 구만벌이 계단식 다랭이논과 바둑판 같은 경지정리된 논이 공존하며 먹거리를 생산해낸다. 다랭이논엔 

누런 보리가 촌부의 손을 기다리고 있고 무논엔 이제 모심기가 시작 될 모양이다.

 

용암산 암반 위에서 넋을놓고 주변을 조망하자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잔다. 아침식사를 못한 사람들이 여럿있어 굳이 12시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보급담당 총무는 손이커 오늘도 삼겹살 엄청시리 가지고 왔다. 김장김치와 잘섞인 고기의 맛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종주대에겐 꿀맛이다.

넉넉하고 여유있게 식사를 하고(1시간 12분 식사) 급경사진 비탈길을 내려오니 부산우유 직영 목장이 있는 탐티재다. 구만면과 개천면의 경계로 구만면으로 따라가면 요즘 한창 리모델링으로 휴장한 국민관광지(?)당항포가 있다. 

그곳을 지금 가면 싱싱한 활어회가 입맛을 돋군다.   가드레일에 앉아 잠시 휴식한뒤 모두들 필두봉을 향해 일어섰다.

 

 

탐티재를 건너 필두봉을 향해 오르는데 영원한 황매산 촌놈인 총무는 귀한 오디(오들게.오돌게)를 발견하여 일행들 앞으로 가지를 내린다. 검게익은 열매 몇알을 따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 예전엔 오디도 지천으로 있었다. 암과 당뇨병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소리가 있자 요즘은 뽕나무 구경하기도 힘든다.

붉게익은 복분자 열매. 그리고 산길옆 무리지어 맺은 뱀딸기가 보리익은 초여름을 알린다. 410미터의 필두봉은 정상까지 가파르다.

 

부대장은 산 이름 값을 한다며 한걸음씩 옮기고 대원들 땀 쏟아내며 힘겹게 올라보니 고생한 보람도 없이 정상부근은 조망마져 없어 실망이다.(13:31)누누히 말하지만 낙남정간은 종주팀이 계속 이어져 산길 찾는데 고생한 진양기맥과는 비교 할수없는 여유로움이 분명있고 아울러 길도 뚜렷해 산길 헤며는일은 없을것같다. 한-두 구간을 제외하면... 14시17분 드디어 새터재다

 

구만초등학교와 중학교 분교 사이의 구만벌을 지나온 길이 이곳으로 와 봉치를 지나 친구 덕재가 태어난 개천으로 가나보다.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태풍 매미의 상처를 본다. 어떤곳은 골 하나를 초토화 시키고 지나갔다. 태풍때문에 능선길이 막혀 우회하는곳이 있어 간혹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이 지역도 산길이 많이 돌아가 긴장되지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탕근재 입산통제 표지판이 서있는 신고개에 내려서니 모두들 다리가 아프다며 바닥에 주저앉고 총무는 종주현수막을 꺼내 모두를 일으켜 세운다.

 

 

거류산에 직원들과 산행왔던 김해아우는 정상에서 비를 만나 하산하여 도다리 횟집을 찾는중 이라며 전화가 왔다. 15시30분 신고개에 도착하고  과수원 오르막을 올라 또 한봉우리 매봉산에 오르니 배치고개로 넘는 자동차 엔진소리가 힘겹게 들린다.  

우측 과수원옆을 돌아나가니 배치고개 절개지앞 지지난주 하산지점 확인차 달아논 자연산악회 리본이 아름답게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16시30분 8시간의 장정이 끝나는 순간이다.

 

여대장은 벌써 LPG 저장소옆에 세워둔 차를 가지고와 우린 몇년만에 찾아간 계곡옆 단골집에서 여독을 푼후 부처님을 만나려 옥천사로 향했다.  암울한 시절임이 틀림없다. 빼곡하던 중생들의 일등이 드문드문 달려있고 발걸음 또한 뜸해 어려운 가정경제를 대변한다.

이 땅에 자비와 평화를 주신 석가모니여 이 나라 중생들에게 당신의 영험한 손길로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두손모아 

합장 하나이다.

나무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