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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남정맥 길

낙남정맥 종주 제6구간 (한치재-서북산-여항산-오곡재)

한치재-봉화산(649)-갈밭골-456봉-서북산(739)-710봉-헬기장-
        644봉-여항산-744봉-미산령-오곡재(산행거리 약 17km)
 
  2004. 4. 11. 날씨 맑음 구름끼다 맑음  

 

 

함안 이씨의 시조 이방실장군(고려 공민왕)의 비석이 있는 한치고개에 도착하니 9시5분 하산지점 오곡재를 미산령으로 착각한 졸자가 차량지원온 하창준 운영위원을 데리고 미산령으로 갔다가 뒤따라온 부회장이 잘못 왔다기에 지도를 펴보니 오곡재는 군북을 넘어가는 비포장 재다.

 

다시 왔던길 되돌아가 여대장 차를 오곡재에 세워두고 왔으니 최소 40여분을 허비한 셈이다. 

한치재는 비탈진 광려산과 봉화산을 잇는 고개다. 한치에서 점심때 먹을 산나물을 여총무님이 씻어 비닐봉지에 담고 진고개 휴게소를 배경으로 6구간 출발 기념사진을 찍은후 봉화산을 향해 출발한다. 좌측은 마산시 진북면이고 우측은 함안군 여항면이다.

 

                                                               

 

표고차 500미터를 단숨에 올라야하는 봉화산은 한마디로 초장부터 코에 단내가 날 정도의 급경사 고개길이다. 졸자 정간종주에 한구간이라도 함께 타주겠다며 지원차 온 친구 범이는 20여분을 지나자 다리가 무거워 오를수가 없다며 멈칫거리며 쉰다. 봉우리(330봉)하나를 넘고 잠시 휴식한후 다시 시작되는 급경사 고개. 제대로 핀 진달래도 곱게 보이지 않는지 예쁘다는 소리를 들어본지 오래다. 서총무는 고개길 가면서도 두릅을 채취하지만 졸자 아무리 눈비비고 보아도 두릅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몸상태가 좋지않아 정말 어렵게 봉화산으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해 털썩 주저앉았다. 물한모금 한후 사방을 둘러봐도 우거진 잡목으로 조망은 어렵고 일찍 산길온 낮선 등산객 두분도 급경사길 지친다며 휴식한다.

여기서 자칫 정간길을 우측으로 갈수도 있다. 좌측인 남쪽으로 따라 가야하고 정간(정맥)길 리본이 많이 달려있어 큰 문제는 없을것같다. 후미 친구가 도착해 목축인후 길을 재촉한다. 

 

                                                                 

 

▲ 봉화산에서 바라본 서북산 줄기

 

우리사는 진주가 가까워져 온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조용한 도시. 사시사철 푸른남강이 도시 한폭판을 흐르는 아름다운 이 도시도 요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능선은 완연한 봄빛이지만 우리네 삶은 한마디로 봄이와도 봄을 느낄수 없지않는가?

철쭉도 망울 터트릴 준비로 한창이다. 색칠된 철탑을 지나 임도를 만났고 정오가 아직 한참이 남아 있는데 임도옆 공터 솔나무 그늘에서 

때이른 점심을 먹는 부부 등산객을 뒤로하고 자동차 바퀴로 파헤쳐진 비탈길을 오르며 살펴보니 산악 자동차 경주를 즐기는 메니아들의 장(場)이다.

 

육중한 톱날같은 바퀴에 파헤쳐진 비탈길은 여름철 비 많이오면 십중팔구 산사태로 이어질 지경에 놓여있다. 선답자들이 종주기에 누누히 말했지만 정간 기맥 산림훼손의 주범은 한전.산림청 수자원공사등이고 이들이 복구한것은 모두가 임시 방편으로 눈가림이라고 했다.

종주대도 산길 오면서 보니 곳곳에 철탑 설치를 위해 개설한 임도옆과 철탑 주변의 심은 나무는 거의 말라 비틀어져 죽어가고 있다. 

 

                                                                

 

서북산 안부까지 평지길이 이어진다. 무덤 옆 너른 공터에서 목 축이며 쉬고 있어니 제법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든다. 서북산 여항산 종주산행인가 보다.  잣나무숲이 분홍 진달래를 튀게하는 능선을 걸어 다시 땀깨나 쏟아낸 고개길 넘어 힘겹게 서북산 정상 헬기장에 오르니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멀리 진동만이 희뿌옇게 보인다.

 

저 푸른바다가 한낮인데도 회색빛이라니... 온길 되돌아 보니 아득하다. 꿈틀거리며 아니 용틀임하듯 정간의 줄기는 도처에 파헤쳐져 있어도 기력 되찾아 준수한 모양새 갖추며 지리를 향해간다. 6.25. 한국전쟁의 마지막 교두보 낙동강 전투 그 전투를 지원키 위한 이곳 서북산 전투 또한 전사에 길이 남아 있지 않는가? 전적비문이 색이바래 흉물스럽다. 여대장은 이럴줄 알았으면 페인트라도 한통 들고와 녹슨 철비문 칠이나 한번 할껄한다.  662봉너머 여항산이 분홍바다에 닻을 올리고 진동만을 향해 떠나갈 테세다. 

 

서북산에서 여항산까지의 구간은 기암절벽이 있어 아름답다. 특히 암벽지대를 오르는 맛은 암벽등반만 전문으로 하는 클라이머를 연상케하고 로프를 잡은손엔 전류가 흐른다.

뒤쳐진 친구를 기다리며 644봉 암릉을 올려다보니 부회장과 여대장은 이미 여항산을 향해 갔는지 보이지않고 총무와 여총무 그리고 정명군만 바위에 메달려있다. 곳곳에 마을길과 연결된 하산로가 보이고 여항산에서 서북산쪽으로 오는 등산객들이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눈앞 여항산 정상(멀리서 보면 정상부분이 배의 앞부분처럼 보임)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진동만을 향해 금방이라도 뱃고동을 울리며 떠날채비다. 

지난 2월인가 대구로 간 최원사 내외와 미산령을 올라와 이곳 여항산을 올때 능선에 눈꽃이 왜 그리도 아름답던지... 아이의 손을잡고 올라온 가족 등산객이 암릉을 위태하게 걷고 우리는 드디어 진주의 진산 월아산을 바라보며 여항산 정상석을 안고 카메라앞에 섰다. 바위틈새로 진한 색깔로 함초로히 핀 진달래가 지친 산객들 가슴에 작은 여유를 준다. 부회장은 학교에 급한일이 있다며 급히 서둘려 오곡재를 향하고 잠시후 우리도 헬기장과 돌탑 무더기를 지나 아침에 오곡재라 착각한 미산령에 도착하니 기진맥진이다. 

 

                                                               

 

                                                                

 

사진 위 여항산 오름. 아래 정상 표지석  

 

미산령과 오곡재는 혼돈하기가 쉽다. 두곳 모두 군북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친구는 더 이상 못 걷겠다며(대원들 피해줄까봐)임도를 따라 오곡재로 가는 삼거리로 하산 할려고해 내려보내고 졸자와 구조대장 정명군과 744봉 힘겹게 올라 왼쪽 암릉에서 물한모금 마시며 여항산쪽 을 바라보니 일대 산세가 장관이다.

 

                                                                

 

여항산 줄기. 제법 장쾌해 보인다.

 

백두대간의 막내 줄기답게 위용이 대단하다. 임도를 터덜터덜 걸어가는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생각해보니 이제 너와나 반평생도 더 산 사람들로 삶에 무슨 특별한 미련이 있을까? 간혹 산길이나 가면서 묻혀진 옛이야기나 하자. 문득 저 친구 "친구야 니는 인자 산만 타다가 말끼가?"  졸자는 그 말이 무슨뜻인줄 알지만 모른체하며 웃기만했다. 744봉에서 오곡재로 가는 능선에도 진달래가 이뿐옷을 입고 반긴다.

허벅지도 무릅도 다시 아파오고 오곡재로 내려서는 비탈길이 왜 이렇게 험한지 ...

선두는 벌써 오곡재에 도착해 지도를 펼쳐놓고 다음구간을 어디까지 끊을질 묻는다.  

 

                                                                 

 

744봉과 오곡재 가는 능선 미산령으로 가는 긴 임도가 보인다.

 

도착 시간

한치고개 09 : 20. 330봉 09 : 20. 봉화산 10 : 08. 458봉 10 : 58. 서북산 11 : 50.

671봉 12 : 30. 여항산 14 : 20. 돌탑 14 : 54. 미산재 15 : 06. 오곡재 16 : 06

총소요시간 7시간 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