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산 산행기 】
낙조를 볼수 없어도 함께갈 동행이 없어도 변산 가는길은 행복하다. 잰걸음으로 가면 다 볼수없고 우족(牛足)으로 가야
제대로 풍광을 담을수있는 내변산.
그 내변산을 2004. 3. 7.
찾아갔다. 100년만에 내린 3월의 폭설로 엄청난 재해를 당한 중부권 사람들 10,000여명의 발을 꼼짝없이 묶어둔 경부고속도의 대란.
그래서 또 힘없는 농민과 서민만 실의에 빠져있다. 120여명의 회원들을 차량 3대에 나눠 태우고 남여치에 도착하니 변산엔
눈이적다. 매표소를 지나 가파른 눈밭을 만나 약간 미끄럽지만 아이젠을 착용할만한 적설량은 아니다. 답사때 맛있게 먹어본 관음약수는 많은
사람들로 수량이 적어 목만 축이고 눈길을 간다.쌍선봉밑을 오르니 눈꽃이 너무 아름답다. 낙조대를 포기하고 쌍선봉도 암릉이라 적은량의 적설량이지만
등산객 통행을 통제해 오르지 못했다. 월명암에서 바라본 의상암은 흰눈을 쓰고 자태를 한껏 뽐내고 불사를 끝낸 월명암은 산객들로 고요가
깨어졌다. 고즈녁한 눈길을 걸어 봉래구곡과 만난 산정호수가엔 산객들 걸음이 점점 느려지고 선녀탕안엔 옥빛 물이 가득하다. 산속의 적막을
깨뜨리는 직소폭포는 신선들이 소풍와 천상으로 돌아가는것을 포기 했을듯한 이곳엔 산객들의 발걸음이 오늘도 끊어지지 않고있다. 모두 쉬어 가라는듯
길다란 돌방석이 있는 재백이재는 원암마을로 가는길과 내소사를 가르키는 이정표가 산객들 발걸음 자연스레 멈추게 하더니 이어 관음봉이 바라보이는
능선 바위에 올라서니 저만치 곰소만이 한가롭게 작은섬들을 띄우고있다. 대찰 내소사. 평화스러운 전나무 숲길이 탐욕많은 중생들 공덕
쌓게하듯 맑게 서있다.
속세. 농익은 막걸리 와 전어굽는 고소한 내음이 일상임을
알린다.
넘치는 하산주에 내변산은 산객 귓전에다 가을에 다시오라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