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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 산길에서

빛고을 무등산 끝없이 쏟아진 흰빛


빛고을 무등산
끝없이 쏟아진 흰빛들의 향연
2005년 송년산행 (12. 4. 눈 펑펑)
 
참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낸 무등산 송년산행.
주눅들고 힘겹게 버티어온 올 한해.
산길 가면서 조용히 마무리 하려는듯 눈은 하얀눈은
그렇게 흰빛 끝없는 내림으로 빛고을 무등산을 밝게 비추고 있었다.
 

 

무등산은 장수의 장안산에서 백운산까지 이어지는 중간지점에 가장 높게솟아 오른 전남
진산이자 빛고을 광주의 모산으로 안양산에서 백마능선 그리고 장불재를 거쳐가는
호남정맥길이기도 하다.  이 산의 특징은 전반적으로 매우 부드러운 육산이나 입석대.
서석대.광석대. 그리고 규봉의 선돌(삼존석)의 신비로운 바위 솟음의 4대 석경이 과히
장관이다.  2005. 12. 4. 필자가 속한 자연산악회 65차 정기산행일이고 올해 산행대미를
장식하는 송년산행이다. 빛고을 광주와 담양등에 속한 무등산을 정하고 산행대장들을
어제 현지에 답사를 보냈더니  "회장님 큰일입니다. 산이 너무 부드러워 회원님들이 실망
하겠는데요"하며 전화가 걸려왔다. 아니 전남의 진산이고 광주의 모산으로 한국 100대
명산중 누리꾼 선호도 50위권의 산이 두 산행대장에게는 무척 실망으로 다가 왔나보다.
명산의 반열에 있어 큰 기대를 하고 간게 화근이라 생각하고 눈이라도 내려준다면 
그래도 멋진 송년산행이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잠을 설치고 부랴부랴 출발시간에
맞춰 시청앞으로 달려가니 차량은 이미 만석이고 그기다가 더 기분 좋은것은 무등산에
눈이 쌓여 있단다. 
 

 

한달전 추월산을 가면서 본 섬진강물은 오늘은 완연한 겨울빛으로 남해로 흘러간다.

영.호남의 도계 구실도 하는 섬진강은 무수한 사연과 볼거리가 있어 테마 여행지로 각광

받고 있으며 이 나라 글 쓰는 사람들의 영원한 휴식처로 인증 받은지 오래다.

순천을 지나고 옥과를 지날 무렵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나이 들어감에 출.퇴근길 만나는

눈은 겁도나고 짜증 스럽지만 산길에서 만나는 눈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모두의 얼굴에

잠시후에 펼쳐질 흰빛들의 향연에 초대받은 영광을 기대하는걸 확연히 느낄수가 있다.

송년!

우리네야 뭐 그리 야단스럽게 떠나고 보낼것이 있을까 마는 그래도 이 맘때면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며 잠시 회상에 잠길만도 하다.

올해도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어김없이 고되고 힘든 한해였다.

아니 해가 갈수록 서민들의 인생 지게는 무거워져 간다. 피할수도 비켜갈수도 없는 요지

부동의 고통은 인내로도 극복하기가 매우 힘들다.  긴 오름의 산길보다 몇배 더 힘들다.

 

 

 

 

▲ 시작되는 설화

 

바다가 지칠줄 모르는 파도의 솟구침이 있다면 산은 세속 일상의 번뇌를 다 보듬어 평온케

하는 신기에 가까운 넘치는 기(氣)를 생성하므로 산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따라서 여기 송년산행지 무등산도 웅비의 기를 모아 광주를 빚어내고 서러운 혼들도 능선에

묻어 화합의 길로 가게 했으리라.  이 세상에서 편가르지 않는곳이 산이요 시심 향긋하게

묻어나는곳도 산일지니 어찌 우리는 산을 만나지 않겠는가?

눈길 조심하며 입구에 내리니 산객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고 등산구점은 눈 때문에

아이젠 판매로 느닷없는 호황도 누리고 있다.(약간의 폭리)

눈은 점점 굵어지더니 이내 펑펑 쏟아진다.   

 

 

 

무등산 설산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까?

도도히 흐르는 능선에 꽃이 만발하다.

이 세상 어느 누가 이런 아름다움을 연출해 낼수 있을까 ? 사람의 힘으로는 아니 혼을 다

쏟아 붓는다 해도 자연이 만든 이 경이로움을 절반이나 따라갈까?

그래서 자연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제일 버거운 상대가 아닐까?

무등산 설산은 가상과 현실을 혼돈하게 할 만큼 벅찬 감정을 일게해 미끄러져 넘어져도

부아가 나지않고 심성마져도 곱게 쓰라고 한다.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무수히 밟히고 활퀴어진 산이 하늘로 부터 쏟아지는 흰빛들에 의해 

모두가 넉넉하게 드러 누워있다. 너와나 우리 모두가 엉키어 작은재 능선길도 사이좋게

넘어 608.2봉에 올라서니 중머리재 너른 공터에는 사람들만 모여있다. 

 

 

 

무등산자락도 불심 가득하다.

고찰 증심사 원효사가 있고 크고 작은 암자들이 즐비해 중생들의 아픔과 염원을 달래고

보듬어 준다. 새인봉 봉화대 천제단 풍암정 춘설헌등 많은 명소들은 탐방객을 맞이하고

다만 아쉬운것은 정상인 천황봉을 군부대 주둔으로 가지 못하는게 못내 씁쓸하다.

한라산 이후 눈보라속에서 점심식사는 오랫만이다. 장불재는 수백명이 한꺼번에 식사를

해도 될만한 너른터가 있는 재로 삼삼오오 모여 정담 나누니 칼바람도 부드럽게 비켜간다.

오름을 설화에 취해 숨가픈줄도 모르고 호남정맥길 장불재에 올라서니 강한 눈보라속에

우측 입석대와 좌측으로 인왕봉 아래 서석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천상을 받힌 기둥이 하늘을 향해 직립해 있고 먼곳에서 온 일행들 반기려는듯 함박눈은

속세의 울림마져 잠재우듯 무수히 내린다.

 

 

 

장불재도 이동 통신사들의 대형 중계탑들이 흉물스럽게 설치되어 무등산의 가치를 격하

시켜 필자의 마음을 서글퍼게 한다.  눈보라속에 서있는 이정표가 이국에 날 데려간양 

무척 낮설게 느껴지는것은 한해를 또 부질없고 속절없이 보낼려는 아쉬움이 남은탓일까?

송년이면 갈곳을 제시하는 이정표 마져도 을씨년하다. 나이 탓인지... 

함께 오른 동산 박회장과 하계장님을 입석대로 올려보내고 장불재서 백마능선을 바라보니 

설원에 혼자가 되어있다.

나는 태어나 지금껏 내 몫을 다한 삶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도래질만 나온다.

천황봉아래 군도(軍道)를 따라 정상으론 더 이상 갈수가 없어 발길을 돌려 다시 임도를

따라 장불재로 내려와 설화핀 내림길을 달려 중머리재로 내려서니 증심사에서 사람들이

계속 올라 오고있다.  중머리재 5거리 증심사 2.1km 표지판이 내등을 민다.

설화는 금새 터널을 만들었고 계단길은 무척 미끄럽다. 여기저기서 엉덩방아를 찧지만

다들 미소가 번져있다. 속세와 가까워지자 낚은 토담집 스레트지붕 위에 가득 쌓인 소담

스런 눈이 솜이불처럼 정겹게 보이고 구수한 음식냄새에 발목을 잡히니 영락없이 일상이다.

설화와 함께한 2005년 송년산행 동참해 주신 56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입석대 서석대로 가는길

 

광주 무등산 산행후 문제점

증심사 아래 간이 주차장에서 고속도 진입로 까지 10여분이면 충분히 갈수 있는 거리를

무질서와 끼어들기 교통신호 체계 문제등으로 상습 정체구간이 되어 1시간 30분에서 

2시간(어제)이 소요되어 2번 다시는 갈 엄두가 나지않음.

 

▼ 송년산행 무등산 설화사진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