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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정맥 길

낙동정맥 종주 12번째 길 (영축-신불-배내고개)

낙동정맥 종주 12번째 길. 영남알프스 구간
영축산-신불산-간월재-간월산-배내봉-배내고개
               2005. 11. 27. (일) 날씨 맑음

대원들 스스로 종주길이 더디게 진행되자 조바심이 났을까?

아니면 필자의 근심을 아는건지 예정에 없던 종주길이 이어졌다.

오늘 구간은 환상의 코스라고 말할까? 아니면 그림속을 간다고 표현해야 제대로 표현이나 될련지?

아무튼 국토지리원 홈피에 우리나라 산 이름이 대략 9,000여개가 있다는데 그 중 상위권에 이 산들이 포진되어 있어

산 메니아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어하는 영남알프스 구간이다.  

아름다운 너무나 아름다운 산들을 만나려 가는 대원들의 발걸음과 마음이 무척이나 가벼워 보인다.

부산에서 찬조 산행에 동참한다는 자연산악회 카페 화원이신 김여사님께서 통도사 입구에 일찍 나오셔서 기다린다며 가는도중

전화가 걸려왔다. 영축산의 아슬아슬한 암봉이 양산cc를 내려다보며 정맥길 사정없이 두동강낸 통증의 아픔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들을 내려다 보며 대갈일성을 지를 태세다.

삼덕 공원묘원과 양산.통도 2개의 골프장 고속도와 국도 주거지 조성으로 이 구간의 맥은 엄청나게 파괴되어 정맥꾼들은

진행길이 헷갈려 길 찾아가는게 수월치 않아 제 각각으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끊어놓은 지자체가 정맥길 표시라도 해놓는

아량이 있기를 이번 기회에 바래본다.

경북 영양군청 처럼 상세한 안내도와 표시판은 정맥종주 내내 감사와 노고를 모두가 있지않고 있다.  

 

 

영축산 암봉

9시35분 지내고개 솔숲에 도착하니 지난 구간때 보았던 소들이 일찍부터 나와 산림욕을 즐기고 있다.

우측 컨트리 클럽을 끼고 임도를 따라 오르면서 영축산(취서산)을 올려다보니 이른 아침부터 계속되는 오름길에

한땀 야무지게 흘릴것을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역시 예상처럼 영남알프스 산군을 만나기 위한 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대구 청룡산악회 회원들과 한데 어우려져

오름길을 오르지만 찬조 출연한 김덕순 회원은 초장부터 가파른길과의 싸움이 버거운지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올라오고 있다.

영축산 정상까지만 올라가면 그 다음부터는 능선길이 이어진다며 격려를 해보지만 믿기지 않는 눈치다.

첫번째 임도를 만나고 다시 임도 그리고 또 임도. 유독 영남알프스의 진면목에 2% 부족한것은 역시 활공장과 산불진화용 

임도 개설 때문이 아닐까?  정상 밑 간이매점 앞 쉼터에서 갈비 한대와 목을 축이며 휴식한후 모두 일어섰다.

새들도 위태로워 앉기가 조금은 염려되는 정상 옆 암봉에 도착해(09시42분) 아래를 내려다보니 맥 끊어진 부분이 

흉물처럼 낮게 누워있고 경북고속도와 35번 국도엔 차량들의 행렬이 줄을잇고 희뿌연 개스는 조망을 망쳐 놓는다.

 

 

 

젊은 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가을꽃 억새의 하늘거림도 사라졌다.

바다처럼 너른 평원에 적막을 깨는건 사람들 발자욱 소리뿐이다. 붉은 입술보다 더 붉게타던 단풍잎도 두어번의 된서리에 말라 

오그라들고 가을걷이가 끝난 황량한 들판처럼 알프스의 능선은 회색빛 겨울의 적막만 강한 바람과 함께 밀려온다.

부질없이 또 한해가 산능선을 넘듯간다. 신불산 능선이 물굽이 돌듯 꿈틀거리며 우리 눈앞에 꽉차오니 일시에 가슴이 탁 트이며

천하를 다 얻은것 같은 풍만함이 마음을 든든하게 하고 오고 가는이 산길에 늘어져 있어 오늘 종주길은 참 행복하다.

말갈퀴 세우듯 강한 바람을 맞고 선 억새의 대궁은 빛깔마져 퇴색해 겨울산객들을 맞는게 왠지 초라해 보이지만 긴 시간 인내로

북풍과 흰눈 덮고 있다가 또 다시 봄이오면 이 너른평원에 초록의 물결로 희망의  메세지를 전할것이다.

지금부터 오늘 진행하는 정맥길은 헷갈리는 지점은 없다.

긴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말을타고 평원을 달리듯 그렇게 씩씩하게 걸어가면 될것이다.

 

 

▲영축산 정상에 선 사람들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억새군락과 드넓은 능선.

 

시베리아에서 시작 되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꿈틀거리는 장릉을 넘나드는 강한 바람은 억새를 주눅들게해 키마져

작게 만들고도 미안한 기색도 없이 휘파람까지 불며 저 혼자 신이났다.

사람들은 욕심없이 신불산을 가고 영축산으로 온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신선하다.

어떤이는 산이 자신의 종교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또 어떤이는 산을 최고의 건강식품에 비유도 하며 산이 그곳에 있는데

왜 안가는지 이해 할수가 없다고도 한다.  그리고 모 아웃도어 광고엔 "산이 사람이다".라고 표현했다.

영남알프스는 산 메니아들에게 어떤 수식어로 표해도 손색없는 아름답고도 장중하며 그리고 비단처럼 부드러운면도 있다.

키 작은 너른 억새밭 양지 바른곳에 자리를 잡고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억새평원. 강한 바람으로 키가 적다.

 

 

    

다시 신불산을 향한 오름이 시작된다.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는 탐험가의 심정이 이러하리라.

낮선곳 종주길이 아니면 태어나 단 한번도 밟을수도 없을 이름모를 마을과 산 그리고 사람들을 만나는 정맥길은

분명 고행의 길이지만 많은것을 배우고 터득하는 체험의 현장도 된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눔의 의미와 풋풋한 정을 서로에게 쌓다보면 어느새 우리는 하나가 되어있다.

하늘과 맞닿은 신불산 정상(1208.9M)은 만원이다. (13시58분)진주에서 정기 산행을 온 광제 산악회원들을 만나고

산에게는 대단히 오만불손한 행동이지만 하이힐에 미니 스커트를 입은 처자도 만나지더니 운동화에 청바지를 착용한 아저씨도 만난다.

명산의 이름에 걸맞게 지자체에서 등산로 정비와 정상에 돌탑을 쌓는등 볼거리를 정성들여 설치해 보기가 좋다.

 

 

  

새천년 정월초하루 삼남면민이 세운 신불산 빗돌은 태백의 높은 기상을 받아 그 꿈을 실현 시킬려는 사람들의 손때가 가득 묻어있다.

불심 도처에 내려앉은 신성한 산. 새해 아침엔 아마 이곳도 해돋이로 지리산 천왕봉처럼 인산인해를 이룰것 같다. 

간월재 밑 임도엔 어김없이 산객들이 수월하게 산을 타기위해 가지고 온 차량들로 오늘도 만원이다.

저들이 가지고 온 차량들의 매연은 얼마나 자연을 괴롭힐련지...간월재도 지자체의 수고로움이 있었다.

산 전체가 훼손이 심해 등산로외엔 침목과 밧줄을 설치해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고 대신 많은 예산을 들여 등산로를 잘 정비해

명산의 가치를 한층 높여 산객의 한사람으로 만족 스럽다. 비탈길 내려서니 돌탑을 중심으로 일일 등반객들이 추억 하나를

만들기 위해 셔트를 눌리기에 무척 바쁘다. (14시30분)

 

 

 

 

지친 육신을 추스리며 간월산(0.8KM)을 향해 오른다.

김덕순회원은 고된 모습이 역력하고 코가 닿을듯한 오름길을 오르니 좌측으로 기암이 줄지어선 바위능선을 만나 올라서니 간월산

(1083M)이다. 오늘까지 이 능선은 3번째이지 문득 정이들자 근무지를 대구로 옮긴 최원사님과 왔던게 생각이 난다.

뒤돌아보니 멀리 신불산으로 가는 주능선이 희미하지만 아름답다. 넓은 헬기장이 있는 배내봉에 도착하니 16시12분 해는 서산에

기울여 당초 계획했던 석남터널 입구까지는 4.5KM가 아직도 더 남아 진행 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을것 같아 산행대장들께

오늘은 배내고개 까지만 진행하자고 했더니 모두들 오케이다.

능동산이 바라보이고 가지산에서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정맥줄기가 또렷하다.

좌측으로 키작은 철쭉이 무릅에 받히는 내리막길을 떠밀리듯 하여 돌덩어리 수없이 밟히는 등산로를 따라가니 69번 도로와 만나는

배내고개다. 넓은 주차장과 간이매점의 김 오르는 오뎅이 해저물어 지친 산객 발목잡기에 제격이다.

손두부에 김치 그리고 쭈꾸미 안주 어찌 동동주가 동이 나지 않겠는가?